“주기적 지정제는 기업과 감사인 간의 관계가 합리적으로 정립되는 동안만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종만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신한회계법인 대표)은 최근 도입된 주기적 지정제(기업이 6년 자유수임을 하면 3년간 지정감사)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을 의식한 듯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선출부회장으로서 현안 업무에도 관여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자유수임 구도에서 기업의 이익을 중심으로 감사인이 선임된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며 “주기적 지정제는 기존의 왜곡된 기업·감사인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0년 넘게 한 회계법인에서만 감사를 받아온 기업이 있는데, 주기적 지정제 이후 지정감사 해야 하는 기업들은 3년간만 특정 회계법인의 감사를 경험하게 된다”며 “한 회계법인의 감사 기간이 지나치게 짧은 것도, 지나치게 긴 것도 모두 감사 환경에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현재 국내 감사 환경을 고려할 때,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외국기업처럼 합리적으로 개선되기 전까지는 감사인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는 주기적 지정제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주기적 지정제로 인해 중소형 회계법인들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것이란 일부 우려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공인회계사회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 ‘상장사 감사인 등록’을 하지 못한 중소회계법인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보기술(IT)이든, 밸류에이션 평가든 한 분야에 특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상장사 감사인 등록’ 현황을 보면 최근 등록을 마친 20곳을 포함해 올해 안에 최대 43곳이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나머지 80여곳의 회계법인들은 감사인 등록을 하지 못한 상태다. 이 법인들에게는 자산 1000억원 미만의 비상장 기업 감사 시장이 여전히 열려 있지만, 경쟁 격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은 중소회계법인들이 공공기관 지정 감사 등에서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의 병원·학교 등 공공기관에 대한 지정 감사에 중소회계법인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가 진행 중”이라며 “회계 감사 질을 높이는 과정에서 중소회계법인들의 역할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