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스팅은 일흔살을 눈앞에 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목소리도 좋았고, 몸에는 군살이 없고 근육이 잘 배치돼 있었다. 자기관리가 철저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무대였다. 한마디로 섹시하게 보였다.

스팅은 지난 5일 밤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음악축제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9’의 헤드라이너로 나서 1시간30분동안 쉬지 않고 달렸다. 그는 노래를 부르고 사이사이 짧은 멘트만으로 끝까지 관객들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래서 베테랑의 연륜이라고 하나 보다. 주위를 둘러보니 반 이상의 관객이 20대와 30대 같아, 이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951년 10월 2일생인 스팅은 우리 나이로 69세다. 1978년 폴리스 데뷔앨범이 나왔으니 활동기간만 40년을 넘겼다. 이날 스팅은 베이스 기타를 들고 자신의 노래를 하나하나 불러나갔다. 그는 뉴웨이브 록밴드인 폴리스 시절의 활동에 이어, 그룹을 해체하고 솔로로 월드뮤직 등 다양한 음악장르를 녹여오면서 쉼없이 활동하고 있다.

스팅은 이날 ‘메시지 인 어 보틀(Message in a bottle)’로 시작해 ‘이프 아이 에버 로즈 마이 페이스 인 유(If I Ever Lose My Faith in You)’ ‘잉글리시맨 인 뉴욕(Englishman in New York)’을 차례로 불렀다. 목소리에는 여전히 힘이 있었다. 완급 조절을 하며 무대를 쫀득하게 만들었다.

‘잉글리시맨 인 뉴욕’에서는 후렴구인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를 여러차례 관객들이 따라부르게 하며 함께 무대를 만들어나갔다.

이어 “띵띵띵” 하며, 누구나 알고 있는 영화 ‘레옹’의 삽입곡인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Shape of my heart)’가 나오자 객석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영화 ‘레옹’ 뿐만 아니라 광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숱하게 사용한 음악이라 한국인에게도 매우 친숙한 음악이다.

그는 ‘워킹 온 더 문(Walking on the Moon)’ ‘록산느(Roxanne)’ 등을 부르면서 관객에게 열정적인 박수와 함께 따라 부를 수 있게 유도했고, 관객들은 기꺼이 화답했다. 객석 가운데에 위치한 스탠딩석에서는 어느덧 모두 자기 나름대로의 춤을 추고 있었다.

공연 말미 그 유명한 ‘에브리 브리스 유 테이크(Every breath you take)’가 흘러나왔다. 이 노래는 1983년 6월 17일 폴리스 후반 시절 발표해 대박을 터뜨렸다.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멜로디다. 거장의 목소리를 눈 앞에서 그대로 들으며 밤하늘을 응시해보니 더욱 감성적으로 느껴졌다.

스팅은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와 ‘에브리 브리스 유 테이크’ 등 크게 히트한 곡을 부를 때도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부드럽고 차분하게 불러나가 감동을 더했다. 이들 노래에서는 뭔가 큰 효과를 노리려고 작정한 사람이 아니라서, ‘오버’하지 않고 불러 훨씬 더 좋았던 무대였다.

뒤에 있던 남녀 코러스 두 명이 사이사이 무대 앞, 또는 양옆으로 나와 함께 불러 공연의 입체감을 더했다. 2년4개월 만에 내한한 스팅의 내한 공연은 이번이 6번째다. 언제나 성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