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지역 로또 분양 대거 나올 듯
법인 LTV 적용 등으로 대출 규제
전세대출 이용한 갭투자도 ‘꽁꽁’
강남권 7만 고가전세자 향배 주목
주택 시장에서 현금 많은 무주택자들의 입지가 더 커졌다. 정부가 부동산 대출은 더 조이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은 내년 4월말로 미뤄 시세보다 싼 ‘로또’ 아파트 분양은 늘어날 것으로 보여서다.
정부는 1일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을 연기하는 내용의 ‘최근 부동산 시장 점검 결과 및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대출은 더 어렵게 하고, 분양가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한 아파트 분양은 늘리는 방향이다.
▶LTV 규제 적용 확대=우선 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주택임대를 하는 개인사업자에만 적용하던 LTV 40% 규제 적용 대상을 주택매매, 주택임대 법인사업자 모두에게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출규제로 개인들이 돈을 빌려 집을 사기 어려워지자, 매매 법인을 차려 법인 대출을 통해 주택을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데 대한 대책이다. 정부는 법인 사업자들이 주택시장 가격 상승을 이끌며 교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도 어려워진다. 시가 9억원이상 1주택자에게 HUG(주택도시보증공사)·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공적보증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비싼 주택 보유자는 공적 보증을 받기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다. 고가주택 보유자는 서울보증보험 등 민간회사에서 전세보증을 받을 수 있긴 하지만 더 비싼 보증료를 내야 한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이젠 법인이나 전세대출을 활용한 대출도 어려워졌기 때문에 현금부자들만 인기지역 아파트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내년 4월말까지 ‘로또’ 분양 늘어나=이런 상황에 논란이 됐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미뤄지면서 HUG발 ‘로또’ 아파트가 대거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재건축 재개발 사업 단지 중 내년 4월말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하면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주기로 했다. 당장 재건축 재개발 추진 단지 중 서울에서 사업이 막바지인 관리처분인가 대상 54개단지, 6만5000여 가구(9월초 기준)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됐다.
기존 발표대로 10월말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했다면 사업을 미루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던 단지들이 사업을 서두를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내년 4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시도하는 아파트는 대부분 인기지역 아파트일 가능성이 크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것보다는 HUG 규제를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곳은 주로 강남 등 인기지역에 몰려 있다. 최근 강남권에서 잇따라 나온 시세보다 저렴한 이른바 ‘로또’ 아파트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현금 많은 무주택자 향배 주목=전문가들은 결국 현금 많은 무주택자들에게 큰 시장이 열렸다고 판단한다. 무주택자 이면서 현금부자인 사람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강남권 거주자 중 무주택 가구는 29만6000가구 정도 된다. 송파구가 11만7206가구로 가장 많고, 강남구가 10만6571가구, 서초구가 7만2077가구 순이다. 무주택 가구 중 절반 수준은 전세에 나머지는 월세 등에 거주한다.
강남권 전세의 중위가격은 6억원이 넘는 고가 전세다. 서초구가 6억8000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강남구가 6억3750만원이다. 대략 계산하면 강남권 거주 무주택가구 중 7만가구 이상이 전세가 6억원 이상 고가전세에 거주한다는 의미다. 강남권 거주자들 중 상당수는 연봉 1억원 이상 고연봉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주택자이면서 현금을 10억원 이상 가지고 있어야 청약할 수 있는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라클래시’에 1만2890명이 몰리고,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 4차 재건축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에 8975명이 청약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난 건 이들의 움직임이 크게 좌우했다는 평가가 많다.
박일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