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월 해외투자, 150억달러…38년 만에 최고치
급감하는 국내투자와 대조…5분기째 감소
해외 기업의 국내투자도 상반기 45% 급감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국내 투자로 지적된다. 해외, 국내에 고루 투자하던 기업들도 '탈(脫)한국'을 가속화하고, 해외 기업도 국내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2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을 보면 올해 4∼6월 해외직접투자액은 150억10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했다. 분기별 투자액으로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1년 4분기 이후 38년 만에 최고치다.
해외직접투자는 2017년 4분기와 작년 1분기 감소했지만 작년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전년 동기 대비 14.3% 늘어난 57억50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기업의 글로벌화에 따른 대형 M&A(인수합병)와 생산시설 확장 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제조업 해외직접투자액의 71.4%가 현지시장진출을 목적으로 한 자금이었다. 나머지는 선진기술 도입(7.6%), 저임금 활용(4.4%) 등이다.
금융보험업 투자도 52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2% 대폭 늘었다. 국내 유동자금의 해외펀드투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기재부는 최근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 경제 특성상 선진국으로 성장할수록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다른 나라에 비해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낮은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누적 해외직접투자 비중은 23.9%로 미국(31.6%), 일본(33.5%)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해외 투자와는 대조적으로 국내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3.5% 감소하며 5개 분기째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해외 기업 등이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직접투자(FDI·도착 기준)도 올 상반기 무려 45.2% 급감했다.
각종 규제와 높은 인건비로 투자 매력이 떨어진 한국을 떠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도 우리나라를 외면하는 상황이다. 수많은 규제와 반(反)기업 정서, 높은 법인세율과 인건비, 작은 내수시장 등과 같은 환경을 고려하면 국내에 투자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업계와 학계서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요구가 줄잇는 이유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자본과 일자리, 기술이 유출된다는 의미"라며 "해외 경쟁국들은 우리나라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며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방경제 체제라고 해도 우리나라 기업이 유턴하도록, 해외 기업이 국내에 투자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