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 장밋빛 입술, 탈색된 듯한 머리카락까지…. 창백하고 투명하다, 여인의 얼굴은.
핏기 없는 여인은 가녀리다 못해 병약해 보이지만 눈부시게 아름답다. 나른하고 쓸쓸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며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하지만 좀처럼 쉽게 입술을 뗄 것 같지는 않다. 여성작가 권경엽(39)의 작품 ‘멜랑꼴리아’다.
붕대를 칭칭 감은 소녀,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 떨어뜨릴 것 같은 소녀 등 전작들에서 슬픔과 상처를 이야기했다면, 이번에 선보인 신작들에서는 내면의 성찰을 마치고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숙한 이의 깊은 시선을 담아냈다.
전시의 이름은 모놀로그(Monologue). 여인의 독백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거울 속의 ‘나’를 마주하게 된다. 전시는 28일까지 종로구 부암동 자하미술관.
김아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