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국산 유산균이 수입 유산균에 비해 생강ㆍ파ㆍ고추 등 세균을 죽이는 각종 향신료들에 대한 저항성이 훨씬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국산 유산균 제품을 섭취하면 유산균이 대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수입 유산균에 비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유산균은 섭취 뒤 위를 통과하는 동안 위산에 의해 90% 이상이 죽고, 위산의 공세에도 살아남은 것 중 절반은 다시 담즙산에 의해 사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섭취한 유산균이 장에 무사히 도착해야 장내의 유해균은 죽이고 유익균은 돕는 등 정장 작용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다.
바이오업체인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유산균 발효학 박사,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는 최근 서울시 시민청에서 열린 ‘뉴스와 셀럼이 있는 식품과 건강 심포지엄’(뉴셀럼)에서 “유산균 제품에 든 유산균이 최종 목적지인 장(腸)에 도착할 확률은 5%에도 미치지 않는데 국산 유산균의 생존율이 수입 유산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삼육대 연구팀의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며 “관련 논문은 내달에 한국미생물학회지에 실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산 유산균은 젓갈ㆍ김치 등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과 아기들의 기저귀 내 분변에서 추출한 것이다. 수입 유산균은 보통 치즈 등 유제품에서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유산균 제품(11개)에 든 유산균을 생강ㆍ파ㆍ마늘ㆍ홍고추ㆍ파ㆍ양파ㆍ프로폴리스 등 ‘항균(抗菌) 효과’를 지닌 향신료의 용액에 떨어뜨렸는데 생존율이 수입 유산균 제품(6개)의 유산균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다.
정 대표는 “국산 유산균의 생존율이 서구 유산균에 비해 높은 것은 무수한 전쟁과 기근을 경험한 한국의 역사 덕분”이며 “악조건 하에서도 반만년이나 살아남은 국산 유산균의 생존력이 뛰어난 것은 당연한 일로 오랫동안 김치ㆍ젓갈ㆍ막걸리 등 발효식품을 즐겨 온데다 마늘ㆍ고춧가루ㆍ생강 등 항신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매일 섭취한 것도 국산 유산균의 ‘체질’을 ‘강건’하게 만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산 유산균의 ‘우수성’은 유산균 종주국인 덴마크에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사람들이 평소 섭취한 유산균은 ‘약골’이어서 살아서 장(腸)에 도착할 확률이 높지 않았다. 이들이 한국산 유산균 제품을 섭취하자 장에 유산균이 많이 도달하면서 변비 등 장 트러블 해소에 큰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 아기의 분변에서 유산균을 채취하기 위해 산후조리원을 돌며 아기 기저귀를 수거해 온다”며 “자연분만으로 출생한 아기의 분변만 이용하며 제왕절개아의 분변엔 다른 세균들이 들어 있어 유산균의 원료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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