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길이 1m의 올드잉글리쉬십독…입마개 없이 목줄만 -동물보호법 개정 만 1년…인사ㆍ인명 사고 악몽은 되풀이 -허울뿐인 단속ㆍ과태료…커지는 ‘맹견 허가제’ 요구 목소리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 11일 부산의 한 아파트 승강기 앞에서 대형견이 30대 남성의 급소를 물어 다치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이 대형견은 몸길이 1m의 올드잉글리쉬쉽독이었다. 사고 당시 입마개 없이 목줄만 착용한 상태였다. 해당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 10일에는 경기도 안성에서 산책하던 60대 여성이 도사견에 물려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요양원에서 기르던 도사견 2마리가 든 개장 문을 제대로 닫지 않아 탈출한 후 요양원 입소자 A(62) 씨를 공격한 것이다. A 씨는 달려든 도사견에 가슴과 엉덩이 등을 수차례 물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5시간 만에 숨졌다. A 씨를 문 개는 3년생 수컷으로 몸길이는 1.4m로 파악됐다.

지난해 3월 개정 동물보호법이 시행된지 만 1년이 넘었지만 ‘펫티켓’ 논란은 여전하다. 2017년 10월 가수 최시원 씨의 애완견 프렌치불도그에 유명 음식점 대표가 물려 사망한 참변을 계기로 시행된 법이지만 제대로 지키는 이도, 감시하는 이도 부족한 실정이다. 매년 2000건이 넘는 개물림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개정된 동물보호법에는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지 않은 개주인에 대한 과태료 액수를 종전 최대 2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올린 내용 등이 담겼다. 과태료 액수는 올랐지만 부족한 지방자치단체 단속 인력 탓에 제대로 된 감시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단속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인력 부족과 강제로 신원을 확인할 권한이 없다는 애로사항 때문이다.

서울시 한 자치구 관계자는 “반려동물 전반을 맡고 있는 담당자가 1명 뿐”이라며 “단속 업무에 투입할 인원도 없는 데다 위반 현장을 발견하더라도 인적 사항을 알려달라 강요할 수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경찰 등과 달리 인적 사항을 강제로 확인할 수 있는 공권력이 없다. 실제로 지난해 반려견 목줄 미착용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서울시 전체에서 16건에 불과하다.

시민들의 신고로 부족한 단속 인력을 보완하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민원신고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수정(31) 씨는 “공원에서 목줄 안한 애완견을 보고 신고전화를 했더니 개와 주인을 함께 찍은 사진을 제출하라고 하더라”고 하소연했다. 견주의 주소 등 인적사항도 신고자가 직접 알아내야한다. 이 씨는 “같은 아파트 주민이면 모를까 공원에서 본 사람 주소를 어떻게 알겠냐”며 황당해했다.

계속되는 사고에 맹견을 입양하려는 견주에게 허가를 받게 하는 ‘맹견 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려견 피해를 호소하는 비애견인 뿐만 아니라, 반려견을 아끼고 사랑하는 애견인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 마포구 수의사 이모(46) 씨는 “사람을 직접 무는 건 개이지만 사실 견주들이 반려견 관리를 못해서 일어나는 사고 아니냐”며 ”인명사고가 나오면 무조건 안락사다. 안락사 처분으로 죽어나가는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맹견 허가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견인 조모(28) 씨는 “개가 사람을 무는 인명 사고 뉴스만 나오면 주변 시선이 따가워진다”며 “무책임한 견주들 때문에 다른 애견인까지 눈치볼 이유가 있냐. 반려견을 가족처럼 돌볼 자신이 없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견주들은 과태료도 내고 형사처벌도 받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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