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중징계서 기관경고 완화 개인대출 금지 법령위반 인정 “첫 제재 사례여서 수위 낮춰” [헤럴드경제=김나래 기자] 금융감독원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개인에 대출한 한국투자증권에 경징계인 ‘기관경고’를 내리도록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당초 일부 영업정지, 임원해임 권고 등 중징계가 예상됐지만, 과징금 및 과태료를 부과하는 기관경고 수준으로 수위가 낮춰졌다. 기존 임직원 직무정지 조치도 주의 및 감봉으로 완화됐다.
금감원은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최종 제재는 금융감독원장 결제 또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금융위 의결을 통해 확정된다.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을 하는 증권사에 대한 첫 제재 사례가 될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실시한 종합검사에서 한국증권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약 1670억원의 자금이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흘러 들어간 것을 문제 삼았다. 자본시장법은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사업 시 개인 대출을 금지하고 있다. SPC는 이 자금을 활용해 SK실트론 지분 19.4%를 사들였다. SPC는 최 회장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으며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대출이 최 회장의 개인 지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논란이 일었다. 금감원은 당시 종합검사 결과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에 임원해임 권고, 일부 영업정지 등의 중징계 조치안을 사전 통지했다.
하지만 금융위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심의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금감원 내부에서도 제재 수위를 놓고 상당한 견해차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PC와 TRS를 비슷하게 활용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사모투자펀드(PEF) 거래의 상당수도 개인대출로 해석할 수 있어 업계에 혼란을 줄 수 있는데다, 발행어음 시장 위축 우려도 감안됐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비슷한 사례가 없는 점을 감안해 그간 3차례 회의를 통해 사실 관계와 입증자료 등을 세세하게 살펴 신중하게 의결했다”며 “당초안보다 징계 수위가 낮아진 것은 발행어음 사업자에 대한 첫 제재 사례라는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재심의위원회는 금융감독원장의 자문기구로서 심의결과는 그 자체로는 법적 효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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