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그룹 지난해 1만8000여명 고용 확대 -정규직 전환ㆍ대규모 설비투자 증설 여파 -고용 경직성 강해지며 신규채용 더 꺼려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주요 그룹들이 지난해 2만명 가까운 일자리를 늘렸지만,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고용증대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 확대를 기대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60대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64개 기업의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총 108만77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의 106만9273명에 1만8513명(1.7%)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신규 일자리 가운데 대다수는 일부 그룹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늘어난 일자리와 대규모 설비투자 확대 등에 따른 것이었다.
전년대비 1만1602명(54.9%)의 고용을 늘린 CJ의 경우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가 간접 고용했던 급식 점포 서빙 및 배식 보조 직원을 직접 고용으로 전환한 것이 직원 수 증가의 주 요인이었다.
이어 삼성그룹은 같은 기간 직원수가 4745명(2.5%) 늘어나 그 뒤를 이었는데 이 역시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기도 평택 반도체공장 가동이 큰 영향을 미쳤고, SK도 반도체계열사 SK하이닉스의 충북 청주공장 등 설비 증설 영향으로 3545명(6.0%)의 고용이 확대됐다.
CEO스코어는 “작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지만 당장 눈에 띄는 고용창출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대기업 설비투자 등으로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결과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은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에 따른 일자리 나누기 효과에 따라 2021년 전면 시행 이후엔 최대 13만2000개의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주당 노동시간을 40시간으로 줄이면 일자리가 최대 17만10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이 정부의 전망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갈수록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근로시간이 줄어도 임금은 줄이기 힘들어지고, 이로 인해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늘리기보다 생산성 향상, 설비 자동화 투자 등에 더 매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앞섰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근로시간이 단축돼도 생산성과 자본 가동률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2020년 약 23만 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친(親)노동정책 기조에 따라 기업들의 인력운용 운신의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며 “일자리 나누기는 근로시간과 함께 임금을 나누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근로자들도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할 것”이라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고용확대 효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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