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세 자녀가 비상장사인 정석기업 주식으로 100억원대의 투자차익을 거뒀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은 27일 조 회장의 세 자녀인 대한항공의 조현아ㆍ조원태 부사장, 조현민(조에밀리리) 전무 등 세 남매가 각각 보유한 2만3960주를 주당 24만7796원씩에 자사주로 매입했다고 밝혔다. 매각대금은 1인당 59억3700만원씩 모두 178억1100만원이다.
세 남매가 정석기업 주주가 된 것은 지난 2009년이다. 당시 각각 2만3960주씩을 주당 10만7958원에 취득했다. 결국 1인당 25억8667만원씩 모두 77억60000만원을 투자해 100억5100만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그런데 이들이 주식을 매입할 때 기준이 된 2008년 재무제표를 보면 당시 주당순자산가치(BPS)는 13만8806원이다. 이번 주식거래의 기준이 된 지난 해 재무제표를 보면 BPS는 15만7446원이다. 청산가치보다 22.2% 낮은 값에 사서, 청산가치보다 57.38% 높은 값에 되판 셈이다. 비결은 캠코(자산관리공사) 공매다.
2008년말 12월 5일 조 회장과 당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등은 고(故) 조중훈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상속세 대신 주식 7만1880주를 내놓는다. 이 지분은 캠코로 넘어가 공매에 나온다. 2009년 7월 10일과 21일 96억935만원(주당 13만3686원), 8월 21일 86억4842만원(주당 12만317원)의 최저가로 공매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그러다 9월 9일 단 1명이 참가한 입찰에서 77억6000만원(주당 10만7958원)에 낙찰된다. 두 차례의 유찰로 값이 순자산보다 22%나 떨어진 것이다. 낙찰 50일 뒤인 10월 29일 정석기업은 세 남매의 지분 취득을 공시한다.
이번 주식거래 가격은 정석기업의 수익가치가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세 남매와 함께 주식을 매각한 한진정보통신은 2011년12월27일 정석물류학술재단으로부터 정석기업 지분을 주당 19만3659원에 매입했다. 2010년 기준 주가수익비율(EPS) 37.47배인 값이다. 이번 거래가격은 지난 해 기준 EPS의 39.41배다. 2년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가 늘어난 부분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순자산가치로보면 이번 거래가격은 꽤 높다. 한진정보통신이 매입할 때 주가는 2010년 BPS의 1.25배인데, 이번 거래가격은 2013년 BPS의 1.57배나 된다.
한편 세 남매는 정석기업 투자금을 대한항공 주식을 담보로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3월 세 남매는 각각 6만여 주씩 총 19만여주를 우리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CD+2.6%의 이자율로 각각 17억원 씩 51억원을 대출받았다. 그리고 2011년 5월에는 정석기업 주식까지 추가담보로 제공해 대출금액을 총 119억여원(조현아 45억여원, 조원태ㆍ현민 각각 37억원)으로 늘린다.
kyh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