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시민반응 보니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이 오늘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립니다.”
2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이날부터 시작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뉴스가 흘러나오자, 주변을 지나가는 시민들의 시선이 대합실에 설치된 TV로 집중됐다. 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갈렸다. ‘한반도 핵위기’를 초래한 북한 정권에 더욱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는 주장과 평화를 위해 남북관계에 ‘해빙무드’가 필요하다는 의견. 하지만 북미 정상간의 두번째 만남이 긍정적인 합의 결과를 도출했으면 하는 바람 만큼은 같았다.
‘휴식 중 잠시 TV 앞에 섰다’는 서울역 근무자 한모(62) 씨는 “북한은 경제제제를 풀고 싶고,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정치 반대 세력을 잠재워야 하는 명분이 있는 만큼 양측이 서로 실리를 취하는 ‘윈윈(win-win)’ 합의 결과를 낼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북미회담이 잘되면 남북한의 통일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서울역에서 기차타고 하노이까지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 옆에 서 있던 취업준비생 서모(27) 씨는 “북미회담이 잘돼야 국내 경기도 살아나고 취직도 잘 되지 않겠냐”면서 “우리나라가 잘되기 위해선 북미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산가족 3세라는 조수정(19) 씨는 “이산가족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문호를 더 열게 해야 한다”면서 “정치적인 문제는 잘 모르지만 고향이 이북인 할아버지가 가슴아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고 했다.
한국전쟁과 그 여파를 경험한 중장년층에서는 전쟁 언급이 많았다. 서울 종로구민 김모(75) 씨는 “한국전쟁에서 다쳐 평생 불편한 다리로 생활하는 형을 보면, 앞으로 절대 전쟁이 있어선 안될 것 같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과 평화로 이어지는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한국전쟁 당시 지리산 빨치산 토벌전에 참전했다는 성모(88) 씨도 “전쟁을 직접 겪어봤으면 절대 나가서 싸우자는 말을 못한다. 북미, 남북정상회담이 잘 돼야 하는데 아직은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고 했다.
협상이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대학생 김대희(19) 씨는 “북한 하면 생각나는 것은 연평도 포격과 사회주의 뿐이다. 20년을 살면서 북한에 대한 기억은 온통 부정적인 이슈들이다. 회담도 뚜렷한 결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윤모(72) 씨도 “아직까지 북한은 주적”이라면서 “김정은은 절대로 핵포기 못할 텐데 무슨 종전이냐. 저번 남북정상회담 때부터 북미정상회담까지 너무 언론이 북한을 띄워주고 있다”고 일갈했다.
김성우ㆍ성기윤 기자/zz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