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친화책 수익에 부정적” 은행권 “우리가 하고싶었던 말” 금융위 “가산금리 손대지 말라” 학계 “가격개입 시장기능 왜곡” 금융당국이 소비자보호를 위해 만든 신(新)코픽스(COFIX)에 대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수익성 감소 가능성 때문이다. 당국의 위세에 눌려 속앓이만 하는 은행권을 대신해 무디스가 ‘총대’를 메면서, 정부의 금융상품 가격통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무디스는 28일 신 코픽스 관련 보고서에서 “금융위원회는 새 제도를 시행하면 대출금리가 지금보다 27bp(0.27%) 떨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면서 “이는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 은행 입장에선 부정적”이라고 적었다.
다만 향후 12월간 은행 수익에 두드러진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8대 시중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잔액기준 코픽스와 연계된 대출의 비중이 5%에 그친다는 이유에서다. 영향이 미미한 데도 보고서를 굳이 왜 냈을까? 그 의도는 행간에서 읽힌다.
무디스는 “정부가 소비자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번 금리 제도 개선안은 금융권 수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은행이 대출금리를 매기는 방식을 세부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것을 두고서는 “은행들은 수익성을 잃는 대신 대출자의 협상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속앓이와 달리 당국의 의지는 단호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한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서 “연간 적게는 1000억원, 많게는 1조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숫자는 금융연구원이 코픽스에 연계된 신규대출 규모와 대출전환 예상율 등을 가정해 추산한 결과다. 은행 입장에선 고스란히 수익에서 깎여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다.
최 위원장은 “시행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부당하게 조정하는 등 제도 개선의 취지가 훼손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 코픽스 시행으로 줄어드는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다른 가산금리에 함부로 손을 대지 말라는 압박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자칫 당국이 직접 ‘가격’에 개입하려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코픽스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건 카드 수수료를 내린 것과 같은 ‘가격 개입’”이라며 “금융의 시장기능을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얼마큼만 받으라고 하고 가격을 깎아주는 게 금융소비자 보호가 아니다”면서 “금융사들이 보다 건강하고 투명하게 경쟁이 되도록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김용기 아주대 교수는 “금융은 자유경쟁 원리대로만 작동하는 산업이 아니다”며 “단순한 개입보다는 시장경쟁과 소비자 보호 사이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도현정ㆍ박준규 기자/n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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