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혐오는 정치검찰이라 스스로 밝힌 것”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청와대 앞에서 기습 시위를 한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장의 영장이 21일 기각된 가운데 노동계에서는 김 지회장에 대한 ‘과잉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안이 경미한 데도 검찰과 경찰이 무리한 영장 신청을 해 결과적으로 영장이 기각됐다는 주장이다.

김소연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운영위원장은 22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영장신청 자체가 과도한 대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우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없었는데 황당했다”면서 “노동자들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했는데 구속으로 화답한 건 상징적인 의지를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면 안된다는 말도 없이 미란다의 원칙도 고지하지 않고 팔을 꺾어서 즉각 연행됐다”고 말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경찰이 과잉 대응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며 “실제로 거기가 관광객들의 포토존인데 10초 정도 구호하고 손피켓든 사진을 찍었다. 위해를 가한 것도 아닌데 해산을 시키고 체포를 한 건 공권력을 무리하게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활동가는 검찰의 영장청구서에 ‘민주노총은 암적인 존재’라고 서술된 것에 대해서도 “검찰이 스스로를 정치검찰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석원 금속노조 기획부장은 “검사가 입건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넣어서 판단하는 건 과도한 조치”라며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김수억 지회장의 연행과정에서 위법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원 청장은 “집회·시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불법 행위 시 엄정하게 대응하는 게 경찰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집회금지장소고 사안의 명백성이나 도로로 뛰어든 긴급성, 경찰에 강력히 저항하는 도주·증거인멸 우려 등 요건이 돼서 체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1일 김 지회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피의자가 기초적 사실 관계는 인정하면서 다만 그 법리적 평가여부에 관하여만 다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CCTV 영상이나 압수물, 관련자 진술 등 증거자료가 수집되어 있는 점, 범행 동기나 고의 내지 위법성 인식정도 등에 참작할 여지가 있어 보이는 점, 현재까지 수사경과, 심문을 받는 태도, 주거 및 가족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이달 18일 오후 집회·시위가 금지된 청와대 앞에서 불법 집회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