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출범 후 감찰반은 관련 법령 및 적법 절차에 따라 고위공직자 등에 대한 감찰업무를 수행해 왔으며, 민간인 사찰 등 불법행위는 전혀 없었습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명의로 17일 발표된 ‘감찰반쇄신’ 자료 처음에 등장한 글귀다. 적법한 감찰업무를 해왔고, 위법행위는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분명히 감찰반쇄신안을 내놨다. 이에 그동안 적법한 업무를 해왔다면, 굳이 쇄신안을 내놓고 자료를 뿌릴 이유가 있었겠느냐는 의견이 강하다. 청와대가 감찰반쇄신안을 내놓은 것이 ‘김태우 논란’과 연관돼 있음을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는데, 그걸 인정하기 어려운 기류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고민이 깊은 민정수석실 분위기도 엿보인다.
‘김태우 논란’은 지난해 10월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일하던 김태우 수사관(검찰 출신)은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 지인 최모 씨가 연루된 ‘공무원 뇌물사건’ 진행상황을 파악했다. 청와대는 김모 수사관에 대한 감찰 결과 부적절한 행위로 판단하고 검찰에 복귀조치했다. 11월 14일이었다.
이때부터 김 수사관의 폭로전이 본격화했다. 12월 14일엔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 수사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비위 정보를 보고해 쫓겨났다”고 언론에 제보했다. 김 전 수사관은 “우 대사가 2009년 사업가인 장모 씨에게 1000만원을 받으며 취업 청탁을 받았다. 그러다 총선이 있던 2016년이 돼서야 1000만원을 돌려줬다”고 했다. 폭로는 이어졌다.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우 대사와 가까운 변호사에게 수사 무마를 부탁하며 1억2000만원을 건넸다. 이 중 1억원이 우 대사에게 갔다”고도 했다. 또 “조국 민정수석과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이 감사를 무마했다. 직무를 고의로 유기했다”며 자신을 쫓아낸 이유가 이와 연관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다음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김○○’로 표현하던 수사관의 이름을 ‘김태우’로 명명했다. 이 브리핑을 계기로 그의 이름은 공개적으로 알려졌다. 정면대응을 시사한 것이다. 청와대는 결국 김 전 수사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야당이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김태우 논란’은 불이 붙었다. 자유한국당은 김 전 수사관이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104건의 첩보리스트를 공개하면서 언론 및 민간인 사찰을 해온 정황이 확인됐다고 공세를 폈다. 특히 검찰에 조국 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폭로와 고발전이 이어지는 동안 청와대는 집안 단속에 팔을 걷어붙였다. 민정수석실은 지난해 11월 감찰반원 전원을 원소속기관으로 복귀 조치한 후 감찰반 조직과 인력에 대한 전면 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 논란을 비켜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그 ‘감찰행위’가 자신의 직분을 벗어난 것이냐는 것이 지금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으며, 그 부분은 지금 이미 수사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가려지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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