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지배구조포럼 세미나
노후수익 창출 본연목적 중요 환경·사회공헌·지배구조에 관여 부당한 경영 간섭 우려 목소리도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 수익 창출의 본연의 목적을 벗어나 재벌 개혁 수단으로 변질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오전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지배구조포럼이 공동으로 개최한 ‘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이 결여된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는 연금사회주의이며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가 공적연금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한계가 있는 국민연금 특성상, 스튜어드십 코드에는 독립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방안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는 환경, 사회공헌, 지배구조와 관련한 경영 관여를 포함하고 있다.
황 수석연구위원은 “특히 국민연금의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이 복지부 장관이고 당연직 위원 4명이 주요 부처 차관인 상황에서 독립성 확보 방안 없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한다면 국민연금의 정치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이어 독립성이 낮은 국민연금이 환경, 사회공헌, 지배구조 문제에 관여하게 되면 부당한 경영 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주주의 이익과 상충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우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ISD 소송을 당해 국제소송전으로 비화될 위험도 있다는 지적이다.
토론자로 나선 전문가들의 의견도 일맥상통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연금법 제102조 2항에서 국민연금은 최대 수익을 획득하도록 운영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사회적 가치를 위해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개입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또 2025년에는 국민연금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9%를 가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정부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에 개입하게 된다면 이는 사회주의 경제체제라고 지적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도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통해 한진그룹과 같은 민간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경영참여를 하는 것은 헌법 제126조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지적했다. 헌법 제126조는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절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관이 기금운용위원장을 맡고, 기금운용본부장도 정부가 검증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재벌개혁을 위한 관치로 이어져 연금사회주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완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기업의 정상적 경영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나 최대주주 등이 사익추구를 하는 경우 형법,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 여러 법에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데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하면서 정치적 경영개입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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