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년 수수료 1조원 줄여라” 카드사 “10년새 11번...죽으란 얘기” 중소상인 “대기업 판촉비용 줄여야”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신용카드 업계가 정부의 카드수수료 1조원 추가 감축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럴거면 회사 문닫고, 국책카드사로 통합시키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에만 카드수수료 1조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진행 중인 적격비용(원가) 산정 논의에서 원가를 낮추면 수수료율을 0.23bp(1bp=0.01%) 인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시불과 할부를 더한 신용판매액 규모는 한해 430조원. 0.23bp 인하면 9890억원 가량이 된다.
정부는 이를 내년에 새롭게 인하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 결제대행업체(PG)를 이용하는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사업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적용, 소규모 신규 가맹점 수수료 환급제도 등 올해 발표됐지만 내년에 시행되는 카드비용 개편안과는 별도다. 밴(VAN) 수수료는 올 7월말부터 정률제로 개편됐지만 연간 단위로 적용되는 것은 내년부터다. 이 역시도 정부의 ‘내년 1조원’에서는 빠져 있다. 업계는 이미 발표된 카드비용개편 7000억원에 3000억원의 수수료 인하를 더해 ‘1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지난해 카드사 영업수익(매출)은 23조5143억원, 비용 20조6645억원이다. 수익만 1조원 감소할 경우 순이익은 2조2157억원에서 1조4391억원으로 7766억원 감소한다.
관건은 비용을 얼마나 절감하느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드사가 수익보다는 외형확대 경쟁을 벌여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인하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서 최대한 하겠다”고 밝혔다.
중소상인 단체들로 꾸려진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차별 철폐 전국투쟁본부는 “지난해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은 6조700억원으로 카드수수료 수입 11조7000억원의 절반이 넘는다”면서 “이 비용은 대기업 가맹점에 편중돼 실질 수수료율이 마이너스인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드사 임직원들의 보수가 금융권 최고인 점도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해 평균근속연수와 연간보수를 보면 신한카드가 14.83년에 1억900만원, 삼성카드가 12.5년에 1억100만원, KB국민카드가 12.8년에 1억원, 우리카드가 7.2년에 8900만원, 하나카드가 10년7개월에 8700만원, 현대카드가 5.68년에 7500만원, 롯데카드가 7.8년에 5500만원 등이다. 은행에 버금가는 금융권 최고수준이다.
카드업계는 ‘의무수납제’를 족쇄로 당국이 유독 카드수수료만을 문제로 삼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린 횟수가 모두 11차례에 달했다. 3년전 카드수수료 재조정때 줄인 줄인 액수가 67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해도 너무하다는 항변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문제로 내년 사업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신규로 1조원 줄이라고 하면 죽으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