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관련, 지자체 책임 인정 첫 판례 주목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가족 5명이 우면산 산사태로 재산 피해와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지자체가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우면산 산사태 피해와 관련해 법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인정한 첫 판례라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제25민사부(부장 장준현)은 13일 황모(47)씨 등 우면산 인근 주민 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하고, 황씨등 당시 아파트에 있었던 3명에 대해 서초구가 1인당 200만원씩 총 6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당시 호우에 대해 서초구가 호우경보를 발령하고 산사태에 대한 대피지시를 적어도 그날 아침 7시 40분에는 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서초구는 호우경보를 적시에 발령하지도, 대피지시를 그 시간에 내리지도 않았다”며 “이로 인해 집에 머물러 있던 3명은 집안에 토사가 흘러들어와 생명과 신체에 대한 현실적 위협 느낀 것이 인정되니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배상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군기지, 생태공원 조성등 공사로 인해 지반이 약회돼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데, 아파트와 공사가 이뤄진 장소는 사면이 다르고 조금 떨어진 지역이다”고 이유를 밝혔다.

황씨등은 지난 2011년 7월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로 빗물과 토사가 집안전체를 휩쓸고 지나가 창문이 파손되고 바닥, 벽지 및 가재도구 전체가 침수, 오염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황씨 등 5명은 “우면산이 단층이 많고 풍화가 심한 지형인데도 생태공원을 만들고 터널을 뚫는 등 난개발을 해 산사태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또 ”산사태 발생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었는데도 재난방지대책을 전혀 강구하지 않은 지자체와 무리하게 공군기지 증축공사를 진행한 국가에 산사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원고들은 또 “당시의 충격으로 지금도 비가 많이 오면 가슴이 뛰고 머리가 어지럽다”며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해 10월 우면산 산사태로 자동차들이 침수피해를 입어 보험금을 지급한 삼성화재가 청구한 구상금 소송에서 “우면산 산사태는 국가와 지자체가 객관적으로 예측해 피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