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본주택 개장 첫날 한산 신혼공급 없어 서민 원천봉쇄 10억이상 자기자금 조달 필수 실수요자 충분 완판 무난할듯 “강남권 청약을 넣고 있는데 계속 떨어지고 있다. 되기만 하면야 중도금이 대수겠나”
31일 문을 연 서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 견본주택에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설레고 기대에 찬 표정이었다.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지만 8시부터 자리를 잡고 있던 70대 노부부는 이번엔 반드시 당첨되겠단 의욕을 보였다. 삼성동에서 왔다는 그들은 “4월에 분양한다더니 기다리느라 진 뺐다”며 줄어든 분양 물량에 아쉬움을 표했다.
올해 상반기 분양한 디에이치자이개포가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것에 비해 래미안 리더스원 견본주택은 비교적 한산했다. 10시 개관에 맞춰 방문한 인원은 150명 남짓에 불과했다. 평일인데다 개관 날짜가 최근 정해져 아직 덜 알려진 탓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 단지는 웬만한 중산층도 섣불리 넘볼 수 없을 만큼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특별공급이 없서 서민들은 접근이 원천봉쇄됐다.
가장 낮은 분양가격이 12억6000만원(4층 이하 59㎡)에 달하고 중도금 대출도 불가능하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분양보증도 하지 않는다. 분양대금을 순전히 자기자본으로 조달해야 한다.
어설픈 편법이나 불법도 어렵다. 정부는 9ㆍ13대책을 통해 분양 당첨자에게 자금조달 계획에 신고사항을 추가하고 국세청을 동원해 까다롭게 검증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삼성물산 측도 청약 안내문에 ‘당첨자 전수조사 예정’ 등 유의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청약 부정 당첨 등 분양권 불법 취득 257건을 일괄 계약 취소하도록 했다. 적발되더라도 벌금형에 그치던 것에 비해 훨씬 강경해진 것이다.
결국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만반의 준비가 된 상태다. 겉으로 보이는 북적임은 덜하더라도 청약 열기는 어느 단지 못지 않다.
관악구에서 온 40대 여성은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면서 학군을 신경 쓰게 됐다”며 “당첨만 되면 전세금 빼서 월세 살면 된다”고 말했다.
용산구에서 왔다는 60대 남성은 “15년 간 전세를 살아 가점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3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이 준비됐는지 묻자 가벼운 웃음으로 넘겼다. 그는 “정부 고위직들이 다 강남 사는거 보면 강남은 더 발전하고 집값도 오를 것”이라며 “나도 젊었을 때 강남 투자 했으면 돈 좀 벌었을텐데 이제라도 강남 한번 살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청약제도 개편으로 유주택자 추첨 물량이 감소하기 전 마지막 강남권 분양 기회를 잡으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또 정부의 고분양가 억제에 따른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한 방문객은 “주변 시세보다 싸다는데 정말인가?”라며 물어왔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평일 개관한데다 중도금 대출, 분양권 전매도 되지 않아 현금이 넉넉한 실수요자가 아니면 청약을 넣기 어렵다”면서도 “청약제도 개편 전 강남권 분양의 희소성을 감안할 때 순위 내 청약 마감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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