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폐장” “경제관료 해임” 비난 봇물

“이런 주식시장은 처음 본다”, “폭락장에 정부는 뭐하나”, “언제까지 세계경제 탓만 할 건가”

코스피 지수가 약 22개월 만에 2000선을 내준 지난 29일 주식 투자자들은 일제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달려가 ‘분노’를 쏟아냈다.

그동안 증시와 관련해 ‘공매도 폐지’를 요청하는 글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이날은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주식시장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ㆍ무대응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글이 주류를 이뤘다. “제발 금융시장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호소부터 “무너지는 증시에 위기관리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비판까지 한 목소리로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마저 5% 넘게 하락하자 복수의 청원인들은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문재인 정부를 믿고 코스닥에 투자했다”며 “적어도 그 약속만은 지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심지어 한 투자자는 “국가한테 사기당했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정부에 대한 분노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주식시장과 관련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 경제관료 해임을 요구하는 글도 많았다. 특히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증권거래세를 인하해 달라는 청원이 봇물을 이뤘다.

그러나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주식 투자자가 손해를 보고 있어 증권거래세 인하나 폐지를 검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증권거래세 0.1%에 세수 2조원 정도가 좌우된다”며 “이론적으로는 검토 가능한 상황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언급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박근혜 정부 때 30분 연장된 주식 거래시간을 다시 단축해야 한다는 청원도 눈에 띄었다. 투자자들은 “오후만 되면 주가가 폭락한다”며 “거래시간을 30분 축소해야 한다”거나 “개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주식시장을 폐쇄하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코스피, 코스닥 등 증권거래 정부 직접관리 촉구’라는 청원을 올린 한 시민은 “금융위원회 인사들을 퇴출하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29일 정부가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5000억원의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자 “증시 폭락을 세금으로 막느냐! 세금이 만능이냐!”며 비난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편 김 부총리는 국감에서 증시가 ‘패닉’은 아니라고 진단한 뒤 변동성이 확대되면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을 갖고 있으니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