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재단 70억 뇌물 유죄, 경영비리 일부 무죄 판단 -“朴 전 대통령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다” 집유 선고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을 건네고 수백억 원대 경영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는 5일 오후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신 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로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었지만 이날 판결로 석방됐다.
재판부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묵시적으로 청탁하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 지원했다는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비공개 단독 면담 내용을 뒷받침하는 ‘안종범 업무수첩’을 증거로 인정했다. 강요 피해자에 불과하다는 신 회장 측 주장에 대해선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두려워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거절이 어렵거나 의사 결정의 자유가 없거나 합리적 검토 없이 즉시 응해야 할 상황은 아니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신동빈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먼저 청탁을 하거나, 금원을 지원한 게 아니라 단독면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이 먼저 적극적으로 요구한 데 수동적으로 응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실제 롯데월드타워 사업이나 면세점 재승인 등의 현안과 관련해서도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도 집행유예 근거로 삼았다.
경영비리와 관련해서는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에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권을 몰아줘 774억 원을 배임한 혐의 등을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전체적인 범행은 신격호(96)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총수 일가에 허위 급여를 지급한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신격호 회장의 지시에 따라 급여가 지급되는 것을 제지하지 않고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공동으로 횡령을 모의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총수일가는 사적 이득을 취하고 피해회사는 재산상 손해를 봤다. 범행 방법과 총수 일가의 이익에 비춰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신 총괄회장과 관계 및 롯데그룹에서의 지위 등으로 신 총괄회장의 결정에 선뜻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동적으로 관여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2016년 검찰은 대대적으로 벌인 롯데그룹 수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을 특경가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대부분의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고, 일부 배임 혐의만 인정되면서 집행유예 형을 받았지만,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 출연한 혐의로 진행된 재판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최순실 씨 측은 2016년 6월 롯데그룹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 추가 출연금 70억 원을 돌려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