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관계자 등이 지난 6월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건물붕괴 현장에서 합동 감식작업을 벌이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관계자 등이 지난 6월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건물붕괴 현장에서 합동 감식작업을 벌이는 모습. [연합뉴스]

1000만 시민이 사는 대도시 서울의 노후화가 심각하다. 교량ㆍ고가차도 등 도로 시설물과 하수관로는 물론 일반 건축물도 상당수가 지어진지 30년이 넘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민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더 미룰 시간이 없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 ‘대보수’의 시대를 마주해야 할 때다. 서울의 노후화 실태와 바람직한 대처 방안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서울, 대보수가 필요하다 ① 도로시설물 34.5%, 30년 경과 하수관 절반 이상이 보수 시급 유지보수 예산 갈수록 ‘눈덩이’ “지금이 최후 ‘골든타임’”경고

최근 서울시내 땅꺼짐과 건물 붕괴사고가 이어지며 노후 시설물에 대한 보수의 필요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시는 이를 인지하면서도 보수비가 충분하지 않아 손질 속도가 늦어진다는 입장을 고수중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일 수 있다며 늦기전에 중앙정부와 힘을 모아 관리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한다.

5일 시에 따르면, 시가 관리하는 도로 시설물 579개 중 34.5%(200개)가 ‘1988 서울올림픽’ 이전 시기인 31년 이상된 시설물이다. 3개 중 1개 수준에 해당한다. 도로 시설물에는 교량과 고가차도, 입체교차, 터널, 지하차도, 복개구조, 공동구, 언더패스(주변 지반면보다 높은 도로 혹은 철도 밑에 만든 반지하도) 등이 포함된다.

숫자가 유지될시 31년 이상 지난 도로 시설물은 2028년 62.8%(364개), 2038년 89.1%(516개)로 폭증한다.

하수관의 노후화도 심각하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하수관로 전체 길이는 1만628.2㎞다. 50.6%(5382.1㎞)가 30년 이상의 노후 하수관으로 분류되며 이 길이는 매년 약 2.4%(260㎞)씩 늘고 있다.

하수관이 낡으면 균열이 생기기 쉽다. 그 틈으로 물이 새면 도로 아스팔트 아래 흙이 함께 쓸려나가는데,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 땅꺼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 4580건 중 66.0%(3027건)가 하수관 손상이 원인이다. 이어 상수관 손상 119건(2.5%), 관로공사 등 기타가 1434건(31.3%) 순이었다. 또 땅꺼짐 사고 중 78.1%(3581건)은 서울에서 발생했다.

시설물의 노후화가 이어지며 유지관리비도 점차 부담이 되고 있다.

시는 도로 시설물 유지보수 예산을 2011년 860억9000만원에서 올해 1874억100만원으로 7년새 2.1배(1013억1100만원) 늘렸다. 하수관 관련 예산도 같은 기간 1446억원에서 3419억원으로 2.3배(1973억원) 확충했다.

시는 예산을 더 늘릴 여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박원순 시장도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라고 수차례 강조할 정도다. 시 관계자는 “더 많이 배정하자니 다른 필수사업에서 차질이 생긴다”며 “중앙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건물주가 1차적인 관리 책임을 행사하는 시내 일반 건축물도 도로 시설물과 하수관 못지 않게 늙고 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시내 3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은 25만3705동으로 전체 63만9412동의 39.7% 수준이다. 40년 이상 노후 건축물도 전체의 25.0%(15만9988동)에 달한다. 시 관계자는 ”정비구역, 사업이 잘 추진되지 않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곳 등이 특히 노후화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언제든 대형참사가 발생할 수 있는 시기라고 경고한다.

조성일 대도시방재연구소장은 “피할 수 없고, 외면할 수도 없는 문제라 더 이상 서로가 책임을 떠넘기는 일은 위험하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개인이 모두 심각성을 알고 함께 대대적인 시설물 보수에 나선 일본과 미국 등 주변 나라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정부가 지자체에 (시설물 보수를) 사실상 맡겨둔 구조”라며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도 심각성을 인지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한 안전진단업계 관계자는 ”노후화를 방치할수록 연쇄 붕괴의 위험성을 갖는 지역이 느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며 “늦으면 늦을수록 비용만 더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