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잊힐 권리’와 ‘알권리’를 주장하는 유족과 영화 제작사 측의 팽팽한 입장차로 인해 법정으로까지 옮겨온 영화 ‘암수살인’상영금지가처분 신청 심문 첫날. 이날 심리도중 재판장의 제안으로 아직 개봉 전인 영화 ‘암수살인’이 법정에서 먼저 상영돼 눈길을 끌었다.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동관 317호 법정, 김상환(52·사법연수원 20기) 부장판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에서 다음달 3일 개봉 예정인 영화 ‘암수살인’에 대한 상영금지가처분신청 심리에 나섰다. 심리 도중김 부장판사는 “영화를 한 번 볼 수 있겠냐”고 제안했고 이를 쇼박스 측이 받아들이면서 영화 전체(110분) 가운데 약 50분 분량이 법정에서 개봉전 미리 상영됐다.
이날 상영된 영화 편집 본에서는 2012년 부산 동광동이라는 자막이 나왔다. 부산 고시생 살인사건은 2007년 부산 동구 북천동에서 발생했다. 살인범 역을 맡은 주지훈 역시 경사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또한 살인사건이 발생한 전파사 근처와 영화에서의 살인사건의 배경이 된 ‘용성전기’간판, 그리고 살인범과 피해자가 서로 어깨를 부딪치면서 실랑이를 벌인 점 등이 99% 일치한다는 지적이다. 유가족 박씨는 “오빠가 범인 칼에 찔린 몸 부위도 그대로 묘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유가족 측 변론을 맡은 정재기 변호사는 “99% 이상 실제 사건과 똑같이 재연돼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재차 야기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기 전에 최소한 직접 피해자를 묘사하는 부분은 편집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법조계 안팎에선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전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7일 전직 기자 이상호 씨가 연출한 영화 ‘김광석’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통상 심문 후 1∼2일 내 상영금지 가처분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사건의 재판장을 맡은 김 부장판사는 현재 대법관 후보 최종 3명 가운데 한명에 꼽힌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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