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서아프리카에 창궐하고 있는 ‘죽음의 바이러스’ 에볼라가 아프리카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아프리카에 진출한 서방 기업 일부는 감염을 우려해 인력을 빼내는 등 에볼라 충격에 주춤하는 모습이다.
▶나이지리아 직격탄?=에볼라 쇼크로 가장 우려되는 곳은 아프리카 최대 인구대국이자 경제대국인 나이지리아다. 전문가들도 나이지리아의 에볼라 확산 속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볼라가 처음 발병한 서아프리카에서 동쪽으로 1500km 떨어진 나이지리아는 이미 사망자 2명을 포함해 9명의 에볼라 확진 환자가 발생해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다.
9일(현지시간) 을루세군 아간가 나이지리아 무역장관은 이와 관련 “가능한 한 빨리 에볼라 확산을 막아야 한다”면서 “성공하면 경제에 이렇다 할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나이지리아 경제가 정상 가동되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나이지리아 주요 엔지니어링ㆍ제조기업인 도먼 롱의 티미 오스텐-피터스 회장은 지난 8일 워싱턴DC에서 투자자들과 만나 “건설적인 투자 협상을 했다”고 강조했다.
▶에볼라, 아프리카 경제 강타=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주요 발병국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은 이번에 에볼라가 시작된 기니의 올해 성장 전망치를 4.5%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워싱턴DC 소재 대외관계위원회(CFR)의 아프리카 연구선임 펠로인 존 캠벨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공포가 더 커지면 사람들이 일하러 가지 않고 외국인은 (대거) 떠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경제가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IHS 글로벌인사이트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에볼라 창궐국인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의 올해 성장 전망치를 이미 낮췄다”면서 “설상가상으로 식품값까지 폭등하면 IMF 구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프리카에 진출한 서방 대기업들도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미국 다국적 건설중장비기업 캐터필러는 라이베리아에서 10여명을 철수시켰다. 캐터필러 측은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민항사 브리티시 에어웨이도 이달 말까지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취항을 중단시켰다.
호주 철광회사 타와나 리소시스는 라이베리아에서 “중요하지 않은 프로젝트는 모두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또 “비 아프리카 인력도 전원 귀국시켰다”고 덧붙였다.
다국적 석유 대기업인 엑슨모빌과 셰브론 등은 현지 비즈니스를 계속하지만, 에볼라 방역에 온 힘을 쏟으면서 상황을 계속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中 지원팀 파견=아프리카와 경제 협력을 강화해온 중국은 서아프리가 3개국에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10일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이들 3개국에 공공위생전문가팀과 방역물자를 보낸다고 밝혔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에 이날 각각 3명씩으로 구성된 전문가팀을 파견해 에볼라 확산 저지를 위한 기술원조에 나설 계획이다.
위생계획위 선전사(司ㆍ국에 해당) 마오췬안(毛群安) 사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에볼라 발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일을 지원할 수 있도록 중국공산당 중앙과 국무원의 결정에 따라 관계 전문가 소집 및 위생방역용품 긴급 구매ㆍ징발을 마쳤다”고 말했다.
중국이 파견하는 공공위생전문가팀은 각각 전염병 전문가 한 명과 살균ㆍ소독 전문가 두 명씩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개인방호용품, 살균·소독약품, 치료약품 등을 가지고 현지로 파견된다.
중국질병통제센터 왕위(王宇) 주임은 “현지 주민의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과 치료약이 부족한 탓에 일부 국가에서는 전염병 확산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면서 “물자 원조와 전문기술 지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왕 주임은 “이번에 파견되는 전문가팀은 현지 인력에 대한 개인방호 및 살균·소독 등 기술훈련 실시, 원조물자 분배 감독, 아프리카 주재 중국인에 대한 전염병 예방 강화 임무를 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시작된 에볼라는 최근 나이지리아로 확산하는 추세다.
서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지난 6일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총 1779건 확인됐으며 이 중 961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