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총 42명 병역 특례 혜택…사실상 면제 -‘땅 짚고 금 딴’ 야구가 촉발…‘합법적 병역기피 창구’ 질타 -타 분야와 형평성…한차례 성적으로 혜택도 문제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금메달이다.
몸이 재산인 한국 스포츠 선수들에게 ‘합법적’ 병역 회피수단인 병역특례제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난 2일 막을 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회 내내 가장 이슈가 됐던 것이 바로 병역 혜택이었다. 금메달을 딴 축구 야구 대표팀 등 모두 42명이 혜택을 받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불을 지핀 ‘병역 특례’ 논란의 핵심은 형평성과 공정성의 문제다. 저출산 등으로 병역자원이 안 그래도 부족한데 단 한번의 입상으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다. 도입된지 45년이 지난 병력 특례 제도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금메달은 ‘합법적 병역기피의 창구’?=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나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는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만 받고 사회에 나와 자신의 특기분야에서 34개월만 종사하면 된다. 이 기간 544시간의 특기 봉사활동도 마쳐야 한다. 다만, 국외 활동선수는 그 절반 봉사 시간만 채우면 된다.
일부 선수들이 본질인 ‘국위 선양’보다는 잿밥인 ‘병역 특례’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파장이 크다. 병역 특례 문제에서 시작된 비난의 중심에는 오지환과 박해민(28ㆍ삼성)이 있다. 1990년생 오지환은 지난해 상무와 경찰청 지원을 포기했지만 선동렬 감독이 전격 선발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특히 아시안게임 야구는 일본 대만 정도만이 메달을 다툴 수준인데다, 프로선수들도 거의 출전하지 않는 상황이라 한국이 금메달을 따기 위해 리그까지 중단하고 총력전을 벌인게 낯뜨겁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학생이 초등학생과 싸워 이긴게 국위선양인가”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까닭이다.
특히 올림픽에 버금가거나 그보다 훨씬 정상에 오르기 힘든 종목별 세계선수권 우승자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규정도 지탄을 받아왔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의 종합대회 메달순위에 목을 매다 보니 그릇된 잣대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문제는 형평성=사실 체육인들에게만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나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 국위 선양과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술 특기자에게 예술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1990년대 중반 세계바둑대회를 휩쓸던 이창호의 병역문제가 대두되자 국보급 기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빠르게 형성되면서 바둑대회가 국제콩쿠르대회와 같은 예술로 인정받게 됐다. 이창호는 바둑계 최초로 36개월간 공익요원으로 한국기원에서 바둑대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병역을 대체하는 특례를 받았다.
예술분야에서도 국제콩쿠르 입상자 등 순수예술에만 병역특례가 적용되고 대중예술은 배제하는 것은 문제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단 한차례의 성적만 가지고 혜택을 주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날수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체육인과 예술인에게만 혜택을 주는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 “기준을 바꿔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국이 병역 특례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저출산 등으로 병역자원이 주는 만큼 병역특례 기준을 엄격히 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최근 논란을 보고 병역특례 제도를 손 볼 때가 됐다고 느끼고 있다. 우선 병역특례 기준을 엄격히 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검토할 방침”이라면서 “병역자원이 안 그래도 부족한데 병역특례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지부터 검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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