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제값 받기 노력이 헛되이 되서는 안된다”(HMA)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을 준비하라”(KMA)

미국을 방문 중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5일(현지시간) 현대차미국법인(HMA)과 기아차미국법인(KMA)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낸 상반된 주문이다. HMA에는 내실을 다지라는 따끔한 일침을, KMA에는 더 잘해보라는 격려를 한 셈이다.

정 회장이 양사에 이처럼 다른 주문을 낸 것은 국내에서 더 벌고, 해외에서 덜 버는 고질적인 수익 구조를 깨뜨리기 위해서다. 상대적으로 고부가차종 비율이 높은 국내가 해외보다 수익성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HMA는 수익성이 KMA에도 못미칠 정도로 부진하다.

정몽구<왼쪽 두번째>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사옥을 둘러보는 가운데 데이브 주코브스키 HMA 사장(사진 좌측)이 두 손을 모으고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몽구<왼쪽 두번째>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사옥을 둘러보는 가운데 데이브 주코브스키 HMA 사장(사진 좌측)이 두 손을 모으고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2010년 1.1%에서 2011년 3.5%로 개선된 HMA의 순이익률은 2012년 2.7%로 미끄러졌고, 지난 해에도 3%에 머물며 2011년 수준에도 못미쳤다. 지난 해에는 매출액도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반면 KMA의 순이익률은 2010년 0.6%에서 2011년 2.9%, 2012년 3%, 2013년 4.1%로 가파른 상승세다. 2011년부터는 HMA마저 추월했다. 본사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현대차의 수익성이 기아차보다 월등하다. HMA가 고부가차종 판매와 제값받기에서 KMA만 못했던 셈이다.

게다가 HMA는 지난 달 말 쏘나타 88만대에 이어 이달 들어 또 쏘나타 2011년형 13만3000대, 싼타페 2001~2006년형 22만5000대, 베라크루즈 2007~2012년형 6만1000대를 리콜했다. 이 때문에 1분기 5.5%로 높아졌던 HMA의 순이익률이 하반기에는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결국 해결책은 고부가 신차 판매 확대다. 정 회장은 “최근 미국에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중대형 신차들의 판매를 늘려 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한다면 미국 시장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브랜드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KMA에도 정 회장은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 등 고부가차량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 5월과 6월 각각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를 미국에 투입해 지난 해 53%였던 중대형차 판매비중을 올 해 62.3%로 높였다. 신형 제네시스는 기존의 두배이상으로 판매가 급증했고 쏘나타도 6월에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한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도 지난해 K7, 올해 K9을 각각 투입했고, 10월께는 신형 카니발을, 내년 1월에는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될 신형 쏘렌토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정 회장이 미국 방문 중 앨러배마 현대차 공장에 어떤 조치를 내릴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리콜한 차량 상당수가 앨러배마 공장에서 생산한 차종들이다. 이번 정 회장의 방미에는 품질담당 신종운 부회장도 동행했다. 품질 경영을 강조해 온 정 회장은 앨러배마 공장 설립 때부터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2010년 품질 문제가 터졌을 때는 공장장을 전격 경질하기도 했다.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