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대구경북 김성권 기자]"평생을 섬에서 살면서 비행기 타고 뭍으로 한번 나가는게 소원이었는데 이제 이 소원마저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아야 하겠습니다"
여든이 훨씬 넘은 섬 토박이 K(85)할아버지는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이 한 많은 삶을 오롯이 품어내며 한숨을 연신 몰아내고는 국가가 우리를 버리고 있다고 푸념했다.
울릉도 독도 관련 사업예산이 내년도 정부예산안에서 삭감된 사실을 언론을 통해 접했기 때문이다.
29일 경북도와 울릉군에 따르면 내년도 울릉공항 건설사업비 예산 227억원을 요청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정부는 울릉도 사동앞바다에 2022년 준공을 목표로 5,755억원을 들여 울릉공항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바다를 메울 돌을 조달하는 문제로 착공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정부예산이 모두 삭감돼 섬 주민들은 눈물겨운 노력과 삶의 애환이 묻어낸 반세기만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할 것이다며 정부를 원망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뿐만 아니다. 국내체류 외국인에게 독도를 알리는 독도탐방사업(2억원)과 독도 영상시스템 설치(7억원)도 기재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과 독도방파제 설치에 각각 21억원과 2억원만 배정받았다. 울릉 사동항 2단계 개발은 210억을 요청해 200억원을 배정받았고 울릉 일주도로 건설은 300억원 가운데 90억원만 반영돼 210억원이 깎였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독도입도지원센터와 독도방파제 건립을 보류해왔기 때문에 이 예산도 최종적으로 반영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독도 영유권을 확고히 하고 실효적 지배를 높이겠다며 2008년에 독도 입도지원센터와 방파제를 만들기로 했다. 애초 2009년부터 2016년까지 109억원을 들여 입도지원센터를 만들고 2020년까지는 4,074억원을 들여 방파제도 쌓기로 했다.
그러나 입도지원센터는 기본·실시설계용역에 이어 2014년 11월 공사 입찰에 들어가려다 입찰 하루 전에 보류돼 현재까지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방파제도 2012년 12월 실시설계용역이 끝났지만 공사는 아예 착공조차 못 하고 있다. 현지주민들은 “실로 얼마 만에 품어본 희망인데 이제 와서 공항건설이 무산된다면 국가가 울릉도를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흥분했다.
울릉사회단체 관계자는 “울릉공항건설은 군민의 정주여건 개선과 울릉도·독도의 국가안보 및 영토관리강화 차원에서 반드시 건설돼야 마땅하다”며 “ 정부가 울릉도와 독도 관련 예산을 적극 반영해야 하는데 생색내기용에 그쳐 독도수호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군민들이 삭발이라도 해서 중앙정부를 찾아 나서야 되지 않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내년도 정부 예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ksg@heraldcorp.com
(본 기사는 헤럴드경제로부터 제공받은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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