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스닥 최고치 경신 등 미 증시 호재에 코스피도 연일 반등세 -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매도규모 키워 -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ETF 순매수 지속 - 전문가 “‘지수 저점’에 대한 신뢰 버려야…단기 반등시 매도”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미국의 나스닥이 ‘8,000 고지’를 돌파 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코스피도 뚜렷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ㆍ코스닥 시장 구분 없이 매도 규모를 키우고 있고, 지수 상승률에 따라 수익을 내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반등’보다는 ‘하락’에 베팅하고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진입해 횡보할 것이라는 개인투자자들의 비관이 짙어진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고용쇼크 및 기업실적 하락세라는 ‘내우(內憂)’와 미ㆍ중 무역분쟁이라는 ‘외환(外患)’ 중 어느 하나라도 해소돼야 개인들의 장기투자 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지수는 ‘사자’를 외친 외국인투자자들에 힘입어 약 한달 반만에 80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 역시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약 13개월 만에 나타난 랠리다. 간밤 뉴욕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협정이 투자심리를 자극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1.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8%), 나스닥 지수(0.9%) 모두 상승 마감한 것이다. 특히 나스닥은 지난 1월 초 7000선을 돌파한 이후 7개월 만에 8000선을 돌파, S&P 500 지수와 함께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국내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질 법도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며칠간의 상승을 기회 삼아 서둘러 국내 증시에서 손을 떼려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전날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2426억원, 1066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사흘 연속 두 시장에서 모두 ‘팔자’를 외치고 있는데, 매도 규모 역시 나날이 늘었다. 지수가 연중 저점을 경신했던 지난 16일 이후 누적 기준 두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를 기록 중인 것은 개인투자자 뿐이다.
ETF 시장에서도 증시에 등 돌리는 개인투자자들의 모습이 확인된다. 현재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지수의 등락률은 좇는 ETF는 총 37개인데, 이 중 지수 상승 시 수익을 내는 정방향 ETF는 25개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 16일 이후 814억원에 달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지수 하락시 수익을 내는 역방향(인버스) ETF 12개에 417억원을 투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최근 행보는 지수 하락 때마다 ‘저가 매수’로 대응했던 과거와 대비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전세계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2월 초, 지수 저점 이후 한달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200ㆍ코스닥150을 정방향으로 추종하는 ETF에 1352억원을 투자했고, 역방향 ETF으로부터는 160억원을 회수했다. 국내 기관ㆍ외국인 투자자 모두 지수추종형 상품으로부터 발을 빼는 한편 개인만 홀로 저가매수에 나섰던 것인데, 최근은 정반대 흐름이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더 이상 ‘저점 매수’에 나서지 않는 것은 ‘박스권 횡보’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물론 최근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점진적 금리인상 계획이 재확인돼 경기 과열 우려가 잦아든 점은 증시에 호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미ㆍ중 무역분쟁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하향일로를 걷고 있는 만큼, 추세적 반등을 점치기에는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원ㆍ달러 환율이 안정되면서 코스피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1배’가 저점이라는 인식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기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논란이 국내 상장사 이익 전망을 불안하게 하고 있고, 미국과 비(非) 미국간 통화정책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점은 달러 강세를 계속 자극할 것”이라며 “코스피의 단기 반등을 위험 노출도를 축소시킬 기회로 활용하고, 목표수익률과 매매주기도 짧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