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남성들의 마음을 대변해줄 영화가 나왔다.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의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승희를 향한 우연의 첫사랑을 약 10여년의 시간으로 보여준다. 사실 ‘너의 결혼식’은 특별하지 부분을 찾아내기 힘든 영화다. 흔하디 흔한 소재인 ‘첫사랑’ 재탕했고 이야기 전개 방향과 설정 등도 클리셰를 따라간다.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것은 단점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영화는 10대 때 첫사랑을 경험한 이들에겐 풋풋한 우연과 승희의 모습에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사회에 나가서 성장하면서 달라진 환경과 현실 앞에서 사랑으로 고민을 하는 승희, 우연의 모습은 이별의 경험이 있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대만의 첫사랑 영화를 보면서 로맨스물에 대한 목마름을 달랬던 이들에겐 ‘너의 결혼식’이 반가울 듯하다.
로맨스 영화의 제1 요소는 주인공들의 케미스트리하고 할 수 있다. ‘너의 결혼식’은 그 미덕을 제대로 갖춘 영화다. ‘뽀블리’ 박보영은 사랑스럽지만 현실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김영광은 지금까지 맡았던 어떤 역할보다도 돋보이는 캐릭터를 맡았다. 철없지만 승희를 향한 순애보를 간직하고 있는 우연은 김영광 그 자체로 보인다. 그런 김영광을 빛나게 해준 것은 역시 박보영의 능력이다. 로맨스물에서 남자 주인공을 빛나게 해준 박보영의 마법이 ‘너의 결혼식’에서도 통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의 결혼식’이 철저히 남자 주인공인 우연의 시선으로 이어지다 보니 여성에겐 불친절하다. 요즘같이 안전이별의 중요성이 떠오르고 있는 현실에서 학교 홍보물에 있는 한 장의 사진만 보고 대학을 따라오고 심지어 데이트를 하고 있는 여자에게 돌을 던져 차 유리를 깨고 방해하는 우연의 행동은 조금만 시선을 바꿔서 생각하면 단순한 순애보가 아니다. 그럼에도 우연은 순애보의 주인공이 된다. 여자친구가 있는 와중에도 대놓고 첫사랑에게 흔들리면서 말이다. 반면 승희는 ‘건축학개론’의 서연(수지)가 아무 이유 없이 온갖 욕을 먹었듯 현실적인 것뿐인데 얄밉게 그려진다. 영화는 러닝타임 조절에도 실패했다. 초반에 10대 시절에 러닝타임 중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오히려 중반 이후부터 현실적인 남녀 관계를 보여주면서 공감대를 올리는데 그 때부터 영화의 매력이 살아난다. ‘너의 결혼식’의 엔딩은 영화의 백미다. 시점을 조금만 조절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지만. 오는 22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