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으로 많이 쓰이는 안지오텐신 차단제 -땀 배출로 수분ㆍ염분 부족 상태서 복용땐 조심 -신장 기능 약화ㆍ혈액내 나트륨 수치 저하시켜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올해처럼 폭염이 계속됐던 수년 전 여름, A(당시 85세) 씨와 B(당시 78세ㆍ여) 씨가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이송됐다. 평소 혈압약을 복용하던 두 사람은 무더위에 밭에서 일하다 쓰러졌다. A 씨는 70㎜Hg 이하로 저혈압, B 씨는 정상 혈압이었다. 검사 결과 A 씨는 급성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져 응급 상황이었고, B 씨는 혈액 내 나트륨 수치가 정상 이하로 떨어져 있었다. 두 사람은 생명을 자칫 잃을 뻔했지만,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된 덕에 무사히 회복됐다.

폭염의 1차적 신체 반응은 바로 땀이다. 무더위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땀을 통해 체외로 배출되는 수분과 염분 보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도하게 수분과 염분이 배출될 시, 생명까지 위협받는 환자가 있다. 바로 노인 등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다. 위 사례에서 보듯 수분과 염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고혈압약을 복용하면 신장 기능을 저하시키거나, 혈액 내 나트륨 수치를 떨어뜨려 의식을 잃게 하고 자칫 목숨이 위협 받는다.

31일 질병관리본부의 ‘온열 질환 감시 체계(전국 의료기관 응급실 519곳 대상)’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9일까지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총 2201명(사망자 27명)이나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73명)의 무려 3.3배다. 올해 온열 질환자 10명 중 3명(30.3%ㆍ668명)은 65세 이상이었다.

고혈압은 우리나라 60대 이상 고령층의 약 65%에서 관찰되고 있다. 동맥경화, 뇌졸중, 심부전증 등 다양한 중증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고혈압 환자는 체중 조절, 식이 요법과 함께 혈압약을 복용하며 혈압 관리에 애쓰고 있다.

여름은 고혈압 환자에게 있어 비교적 안심할 수 있는 계절로 알려져 있다. 혈압은 여름에는 낮아지고 겨울에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고혈압 환자는 여름에 상대적으로 방심하며 혈압 조절을 소홀히 하는 사례가 왕왕 있다. 문제는 혈압약을 복용하면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혈압이 더 낮아져 자칫 생명에 위협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천규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혈압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땀을 과도하게 배출한 뒤 수분과 염분 소실이 보충되지 못하면 혈액량이 부족해져 저혈압이 발생하거나 혈액 내 나트륨이 떨어져 의식을 잃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염이 지속되면서 땀의 배출량이 늘어나는데, 이때 수분ㆍ염분 섭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위 사례처럼 위험할 수 있다”며 “평소 싱겁게 먹도록 교육받았다 하더라도 혈압약을 먹는 환자는 땀으로 손실된 양만큼 물과 소금을 충분히 보충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고혈압 환자가 여름에 위험에 빠지는 이유는 혈압약의 성분 때문이다. 고혈압약 중 하나인 안지오텐신 차단제는 심장ㆍ콩팥 합병증 예방ㆍ치료에 우수하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안지오텐신 차단체는 신장 사구체 혈관의 높은 압력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어서 처방률이 높다”면서도 “수분과 염분이 부족할 때에는 사구체 최소 압력보다 더 낮게 만든다. 이는 사구체 여과율을 감소, 신기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약은 고령이거나 탈수가 심하거나, 콩팥의 동맥경화증이 심한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며 “안지오텐신 차단제에 이뇨제를 추가한 복합제를 먹는 상당수 환자의 경우 과도한 땀 배출로 혈액 내 나트륨이 갑자기 떨어져 의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여름철 야외 활동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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