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잠재성장 수준은 간신히 유지 설비·건설투자 하락 속도 가팔라 우려 소비심리도 문재인정부 이전으로 회귀 글로벌 무역전쟁 인한 수출타격 커질듯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늘어나며 일단 잠재 수준의 성장세는 이어갔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세계경기가 이미 정점을 지난데다 미국 주도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우리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설비투자의 바통을 이어받은 민간소비도 소비심리가 급속히 위축되며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설비ㆍ건설투자 축소 예상보다 빨라=2분기 설비투자는 전기대비 6.6%, 전년동기대비 3.9% 줄었다. 건설투자도 각각 1.3%와 0.7% 줄며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사실 설비투자나 건설투자는 ‘과잉투자’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반도체 슈퍼호황과 부동산 시장 활황 등에 힘입어 지난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각각 14.6%, 7.6% 늘어나며 우리 경제성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올 하반기부터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정부의 부동산 억제책 등으로 올해부터 투자부문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문제는 투자위축 속도다. 한은은 지난 12일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하면서 올 상반기 설비투자는 1.8%, 건설투자는 0.7%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GDP 속보치는 이보다 더 악화된 각각 -3.9%, -0.7%의 결과를 내놨다. 투자부문이 위축되더라도 지난해 투자 수준을 웃돌 것이라는 한은의 전망이 보기좋게 빗나간 셈이다. 한은이 하반기 설비 및 건설투자가 각각 0.6%와 -0.7%로 예상한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투자는 지금보다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심리는 文정부 이전으로 회귀=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3%, 전년동기대비 2.8% 늘어나며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한은이 지난 25일 발표한 ‘2018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1.0으로, 전달보다 4.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4월(100.8)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즉 소비심리가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하락폭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2016년 11월(6.4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소비심리가 나빠진 이유는 미ㆍ중 무역분쟁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달 들어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전쟁이 격해지자 한국 경기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5~6월 신규 취업자가 많이 줄어드는 등 고용사정이 나빠지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가계 수입전망지수는 2포인트 하락한 99로, 1년 만에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다. 이에 따라 소비 지출전망도 2포인트 내린 105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분기당 0.8% 이상 성장 가능할까=한은은 2분기까지 잠재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하강국면에 진입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은이 판단하는 잠재성장률은 2016~2020년 평균 2.8~2.9% 수준이다. 올해 경제전망치인 2.9%의 성장을 달성하려면 하반기에 분기 평균 0.82~0.94%의 성장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둘러싼 요건들이 악화하면서 분기당 0.8% 이상의 성장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ㆍ중 무역전쟁의 영향이 하반기에 가시화되면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 역시 안심할 수 없다. 한국은행도 민간소비에 대해 상반기(3.1%)보다 하반기(2.2%)에 주춤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 경제 활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양호한 세계 경제와 괴리된 내수 불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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