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30일 기금운용위원회 한차례 더 열어 최종 결론 도출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국민의 노후자금 635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주주권행사 강화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추진했으나 ’연금사회주의‘ 논란이 격화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열린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 방안을 논의했으나 의견이 크게 엇갈려 의결을 보류하고 오는 30일 한차례 더 기금운용위원회를 개최해 도입 방안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복지부와 국민연금이 도입을 추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재계의 ‘경영간섭’과 과도한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나 의결권 위임장 대결 등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합리적인 배당정책’을 수립해달라는 요구에 묵묵부답하는 기업은 곧바로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배당정책에 주주권 행사의 초점을 뒀다.

이를 두고 ‘연금사회주의’ 논란과 ‘경영간섭’ 비판에 밀려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의 의뢰로 수행한 연구에는 국민연금이 중점감시회사 지정, 임원 후보 추천, 위임장 대결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 것에 비해 후퇴한 것이다.

복지부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하반기에는 ▷배당관련 주주활동 개선 ▷의결권 행사 사전공시 ▷주주대표 소송 근거 마련 ▷손해배상 소송 요건 명문화 작업을 완료한다. 특히 배당 압박 대상기업을 연간 4~5개에서 8~10배로 늘리고 필요하면 주주제안권도 행사한다. 또 의결권 행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기업의 주총 안건에 대한 찬반 결정내용을 원칙적으로 주총 이전에 모두 공시한다현재는 의결권 행사 내용을 주총 후 14일 이내에 공시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주주대표 소송도 도입해 기업 이사가 횡령, 배임 등으로 기업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 국민연금이 주주대표로 소송에 나서게 된다.

내년에는 ▷중점관리사안 추가 선정·확대 ▷기업과 비공개 대화 확대 ▷이사회 구성·운영, 이사, 감사선임 등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위탁운용사를 활용한 주주활동 확대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힌다.

국민연금은 내년부터는 기업의 부당지원행위, 경영진 일가 사익 편취행위, 횡령, 배임, 과도한 임원보수 한도, 지속적인 반대의결권 행사에도 개선이 없는 등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사안으로까지 주주권 행사범위를 확대한다. 이를 ‘중점관리사안’으로 정해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이사회·경영진 면담을 통해 개선대책을 요구하고 비공개 서한을 발송하는 등 비공개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위탁운용사를 선정·평가할 때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기관에 가점을 부여해 주주활동 등 수탁자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앞으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위탁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도 위임할 방침이다.

2020년에는 미개선 기업 대상 의결권 행사 연계 미개선 기업 명단 공개 및 공개서한 발송 등 더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다. 비공개 대화에도 불구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주총에서 횡령, 배임, 부당지원행위, 경영진 사익 편취행위를 주도한 이사의 임원 선임을 반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들 기업을 공개대상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 공개서한을 발송하고 외부에 공표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이런 주요 주주활동은 현행 의결권전문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승인을 받게 된다. 위원회는 이해 상충의 우려가 있는 정부인사를 배제하고 가입자대표 등이 추천한 민간 전문가 14명 이내로 구성된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본격 시행하면 당장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기업 299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주식에 131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의 7% 정도에 해당한다.

최경일 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기업가치·주주가치 훼손 우려 기업과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돼 기금의 장기수익 제고, 기금자산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각에서 과도한 경영간섭 우려를 제기한 만큼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한 절차에 의해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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