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24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목표한 ‘가자지구 비무장화’가 실현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유엔과 미국의 중재로 72시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성명은 “양 측 대표단이 카이로로 출발해 이집트 정부와 더불어 더 지속적인 휴전을 위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의 장이 마련되면서 이스라엘이 군사적 행동보다는 ‘가자지구 재건’이라는 카드를 내밀며 가자지구 무장해제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년 전과 달리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아랍국가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어 협상은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중동 협상가로 활약하기도 했던 애런 데이빗 밀러 윌슨센터 연구원은 30일 뉴욕타임스(NYT)에 “이런 상황은 전에 본 적이 없다”며 “많은 아랍 국가들이 가자지역의 죽음과 파괴를 묵인하면서 하마스를 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침묵으로 귀가 먹었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이 축출되고 압델 파타 엘시시 정권이 들어서면서 가자지구 국경을 차단하고 터널을 봉쇄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었다. 주변국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수니파 국가들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이스라엘 편에 섰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국경봉쇄와 함께 병력 투입을 통한 하마스 소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략적 효과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이스라엘의 봉쇄작전이 하마스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가난으로 인한 폭력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지오라 에이랜드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자문위원은 NYT에 “한쪽에선 싸움을 벌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물과 식량, 가스, 전기 공급을 지속하면서 효과적으로 싸우는 게릴라 단체에게는 이길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상 국가와 다름없는 가자지구에 전쟁을 선포해 봉쇄해 고립시키는 작전보다는 하마스를 정부로 인식해 대응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이스라엘은 인도주의와 정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인식을 고려한다면 재건을 지원하며 대신 하마스와 가자지구의 비무장화 추진이 가장 유력한 답이라는 해석이다. 이스라엘로서도 조금씩 누적되는 피해를 줄여야 하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를 오폭하는 등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서서히 외교적 수세에 몰리고 있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은 잦아들기는 커녕 터널을 이용한 도심 게릴라전으로 약한 펀치를 계속 두들겨맞는 중이다.
지난달 31일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 24시간 동안 5개의 지휘소를 포함 110개의 가자지구 무장세력의 집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작전 중 사망한 병사들의 이름도 매일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이 20대 꽃다운 젊은이들이다.
하마스의 대응도 끈질기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0일 유엔이 설립한 학교 인근에서 하마스가 박격포를 발사해 대응사격을 했고 학교에 포탄이 떨어지며 적어도 16명이 사망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유엔이 지은 학교가 파괴되며 인명이 희생된 것은 벌써 이번이 두 번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비난의 화살을 이스라엘에 돌렸다. 미국도 이번 학교 공격을 비판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 여론은 점점 악화되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