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제품 대부분 생산량 적거나 생산 안하기도 -업계 “식약처 선제조치가 오히려 공포감만 키워”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혈압약 사태로 제품 명단이 공개된 제약사들이 난처함을 호소하고 있다. 명단에 들어간 제품 중 실제로는 생산을 아예 하고 있지 않거나 생산을 하더라도 아주 적은 양만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현재 식약처의 발사르탄 제제 고혈압약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 총 219개 품목 중 104개 제품은 판매중지 및 제조중지가 해제됐고 나머지 115개 제품은 판매중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식약처가 지난 7일 고혈압약에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첫 자료를 내며 219개 품목을 모두 공개하면서다. 당시 식약처는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로부터 원료 의약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신고한 모든 제약사의 제품들을 열거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 제품 중 시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제품은 소수에 그친다. 판매중지된 의약품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한국콜마의 ‘하이포지’의 경우 지난 해 매출액은 33억원 정도였다. 이어서 대한뉴팜 ‘엔피포지’, 삼익제약 ‘카덴자’ 등이 20억원 초반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세 제품을 제외하고는 매축 10억원을 넘기는 제품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해당 약물을 가지고 있지만 솔직히 한 해 1억원도 매출이 나오고 있지 않는 명목상 가지고 있는 제품일 뿐”이라며 “복제약 시장에서는 몇 개 상위 제품만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제품은 거의 사용이 안되는 현실인데 이번 사태로 괜히 제약사 이미지만 손해를 봤다. 이참에 우리도 해당 제품을 생산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식약처의 조치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방 차원의 발빠른 조치는 이해하지만 너무 섣부르게 발표를 하면서 괜히 불필요한 공포감만 키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식약처는 병의원이 문을 닫은 지난 주말 보도자료를 내면서 고혈압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실제 해당 제품은 시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약들도 아니고 명단이 공개된 모든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는 것도 아니었다.
한 제약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식약처가 공개한 첫 명단에 우리 회사명이 올라갔지만 현재 우리는 해당 원료의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잔여 재고량도 없다”고 밝혔다. 이 제약사는 첫 명단이 공개된 뒤 많은 소비자들의 문의가 이어지자 이 같은 자료를 배포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인 만큼 보다 빠르게 안전성 조치를 취한 식약처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마치 600만 모든 고혈압 환자가 발암물질에 노출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은 안타깝다”며 “발표 전 사전작업이 좀 더 꼼꼼했다면 불필요한 피해를 입는 제약사가 줄어들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