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성수동 어반소스에서 열린 ‘뮤지컬 시카고 핫파티 시즌7’. 200여명 관객들을 초청, 시카고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제공=신시컴퍼니]
지난 6월 18일 성수동 어반소스에서 열린 ‘뮤지컬 시카고 핫파티 시즌7’. 200여명 관객들을 초청, 시카고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제공=신시컴퍼니]

제도 정착땐 “저녁공연 30분 일찍” 아직 변화 미미…시장활성화 기대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첫 주 평일, 극장과 공연장에 관객이 늘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월 2일과 3일 전국 영화 관객 수가 전 주와 비교해 각각 16.4%와 13.6% 증가했다. 평일 관객수가 10 %이상 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효과가 바로 나타난 셈이다.

이에 따라 극장가는 늘어난 직장인들의 저녁시간을 위해 오후6,7시에 시작하는 영화에 한해 2000원 할인해주거나 쉐프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워라밸 패키지’나 사원증을 제시하면 할인을 해주는 ‘소확행 프로젝트’등으로 직장인 잡기에 나서고 있다.

공연계도 평일 관객이 늘어 반색하는 분위기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7월 첫 주 평일, 뮤지컬 ‘시카고’를 공연중인 다큐브아트센터 공연장에는 평소보다 직장인들의 발길이 늘었다. 얼마전 일부 좌석에 한해 진행한 평일 50%할인 티켓이 평소보다 1000장이 더 판매된 것. 지금까지 주말 30% 할인 티켓이 압도적으로 많이 판매됐는데 지난 주 처음으로 뒤바뀐 것이다. 뮤지컬 제작자인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평일공연이 할인율이 높은데도 티켓판매는 주말이 많았는데, 이번 주에 처음으로 뒤집어졌다”며 “직장인들의 저녁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평일 저녁 공연 할인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주 52시간이 완전 정착된다면, 평일공연 활성화로 시장이 커지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직장인들의 저녁시간을 겨냥, 공연과 식사 등을 한데 묶은 ‘한야광(한 여름밤의 광화문)’패키지를 내놨다. 저녁 8시에 시작하는 공연과 호텔 숙박권(에이퍼스트 호텔 명동), 저녁식사권(차이797)을 결합, 공연 전후의 시간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상품이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오케스트라 ‘썸머클래식’, 뮤지컬 ‘오늘하루맑음’ 등 가족들이나 직장인들이 함께 즐길만한 공연들로 관객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극장측은 기대하고 있다.

공연장들은 근로시간 단축이란 새로운 환경이 조성된 만큼, 관객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우선 주의를 기울이는 분위기다.

롯데콘서트홀 관계자는 “이제 시행 1주일로, 아직 평일 저녁공연에 관객들이 많이 늘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정착이 되면 향후 저녁공연을 현행 8시에서 7시 30분으로 당기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시간을 앞당기는 방안은 한편으론 늦게 끝나는 공연에 대한 부담을 줄여 직장인 관객들을 불러모으는 효과도 있다. 현행 공연종료시간은 일반적 으로 10시30분쯤으로 클래식 공연의 경우, S급 오케스트라나 최정상급 연주자를 제외하고는 앵콜 시간에 자리를 뜨는 관객이 상당히 많다.

길어진 오후와 저녁시간을 활용한 야외공연 등 다양한 시도도 가능하다.

한 공연장 관계자는 “직장인을 타깃으로 하는 이벤트는 대부분 해가 긴 여름에 집중되는데, 퇴근시간이 당겨진다면 이를 (다른 계절로) 확대하는 것도 고민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가 공연계에서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선 공연계 내부 문제 해결도 시급하다. 무대설치의 경우 작업의 특성상 밤샘 설치와 철거가 일상이기 때문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에 크게 드러나진 않지만, 대형 공연장은 물론 작은 연극 기획사까지 장차 해결해야하는 이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탄력근무제 적용 등을 놓고 TF를 구성했다.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라고 했다.

이에따라 공연계 내외부 시스템이 바뀌는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주 5일 근무제의 경우, 토요일 낮 공연이 신설되고 자리잡는데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이 걸렸던 것 처럼 주 52시간도 비슷할 것”이라며 “당장의 변화보다 시장이 자연스레 확대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서병기 ·이한빛 기자/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