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대박 효과로 시세차익 확보
기업공개(IPO) 주관사들이 성장성 높은 기업들의 ‘신주인수권’을 확보하는 사례가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다. 낮은 IPO 수수료에 만족 못하고 공모주(株) 대박 효과를 통해 수익을 대폭 끌어올리려는 증권사들의 속내가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상장주관을 맡게 된 올릭스의 전체 공모 주식(120만주) 중 3.3%인 4만주에 대해 신주인수권을 최근 확보했다. 이 증권사는 휴네시온에 대해서도 5만주 규모 신주인수권을 확보했는데, 이는 전체 공모 주식수(139만530주)의 3.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신주인수권은 상장 주관사가 IPO 기업의 전체 공모 주식 중 10% 미만 한도에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권리이다. 향후 IPO 기업이 상장을 하면 주관사는 상장일로부터 3~18개월 사이에 확보한 신주를 시장에 내다팔 수 있다. 이 때 인수가격(행사가격)이 상장 당시 공모가로 확정되기 때문에, 상장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 막대한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이 신주인수권은 상장주관사의 ‘의무인수’ 물량과 구분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IPO를 주관하는 증권사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발행한 주식의 3%(10억원을 넘어서면 10억원)를 의무적으로 취득하여야 한다. 주관사는 이때 취득한 주식을 상장일로부터 3개월간 지속적으로 보유하여야 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의무인수’는 상장주관사가 공개 기업의 상장을 잘 돕도록 하기 위해 증권사에 강제되는 물량 인수이지만, 신주인수권은 증권사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라며 “신주인수권을 주관사가 인수했다는 것은 실제로 그 증권사가 해당 기업의 미래 가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뜻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올해 새롭게 상장된 카페24는 신주인수권을 확보한 증권사에 차익 ‘대박’을 안기기도 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 카페24의 상장 대표 주관사였던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은 신주인수권 행사로 100억원 넘는 차익을 올렸다.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은 카페24의 상장일(2월8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5월 29일 카페24 주관사 자격으로 부여받은 9만주(전체공모주식 90만주의 10%) 규모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했다. 행사주식 수는 미래에셋대우 5만7000주, 유안타증권 3만3000주로 행사가격은 공모가인 5만7000원이다. 같은 달 31일 카페24의 종가(17만2400원)로 계산하면 미래에셋대우는 65억7780만원, 유안타증권이 38억820만원의 차익을 얻게 된 것.
업계에서는 IPO 수수료보다는 주식 차익으로 수익을 보전하려는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1~3%로 수준의 상장주관 수수료로 수익을 얻기보다 기업 성장성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차익을 내려는 시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관 기업의 성장성이 분명할수록 증권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의 ‘신주인수권’ 확보 경쟁이 활성화되면 공모가 고평가 논란 역시 잠잠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공모가 수준에서 신주가 향후 행사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는 차익을 많이 남기기 위해 공모가 거품을 최대한 제거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상장주관사가 공모가를 일부러 끌어올려 수수료 수익을 키우면서 높아진 공모가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보는 경우가 있었다”며 “증권사의 신주인수권 확보가 늘어나면 이런 거품이 제거돼 일반투자자에게도 과실이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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