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잇단 기각…반기업정서 우려 조양호 회장 내일 영장실질심사 재계 “무죄추정 원칙 지켜져야”
경제계 인사들에 대한 검ㆍ경의 구속영장이 잇달아 기각되면서 과잉 수사에 따른 기업의 경영 차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장기각 사유를 보면 부실한 수사였거나 과잉 수사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5일로 연기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서도 그 필요한 지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혐의 관련 조양호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경찰 및 법무부 수사에 따라 2차례에 걸쳐 검찰에 의한 구속영장이 청구돼 실질심사까지 받았으나 모두 기각됐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해서도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검찰에 의해 기각됐다.
재계 관계자는 “13 차례 압수수색 및 전방위 수사가 이뤄졌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데도 대기업 총수에 대해 일단 (구속영장) 청구부터 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불구속 수사 원칙이 기본임에도 번번이 구속영장이 강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갑질 논란과 기업인에 대한 싸늘한 여론을 의식한 무리한 행보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실제 최근 경제계 인사들에 대한 구속영장은 잇달아 기각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채용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경우 법원은 계열사 사장과 관련된 지원자들이 특혜를 받는데 관여한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또 ‘삼성전자 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의 실무 책임자로 의심받는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의 구속영장은 두 차례나 기각됐다.
구속영장 청구 사례 중 상당수가 “범죄사실의 많은 부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 또는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기각됐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형사사건에서 5919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 가운데 4분의1에 달하는 25.1%인 1485명이 기각된 바 있다.
현재 11개 사법·사정기관에서 한진그룹을 조사 중이다.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이같은 무더기 조사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경영위기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조인트벤처를 맺고 글로벌 경쟁력강화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후 4월 말 진행할 예정이던 기자회견마저 취소됐다.
재계 관계자는 “날로 악화되는 반 기업 정서, 이에 기반한 정부의 차가운 인식은 기업을 더욱 움츠리게 만든다”면서 “외국투자자들이 대한민국 기업들을 대단한 비리집단으로 보지 않겠는가”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정환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