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첫 우승을 노리는 1년차, 2년차, 5년차와 통산 4승을 노리는 강자가 연장에 돌입했다.

올림픽이 열렸던 평창의 산신령은 박채윤(24)을 챔피언으로 선택했다.

박채윤(24)이 1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용평리조트오픈(총상금 6억원, 우승상금 1억2000만원) 대회 패권을 거머쥐었다.

105번째 대회 도전만에 일궈낸 소담스런 결실이었다. 1994년생 박채윤은 전인지, 배선우, 장수연 등과 동갑이다.

근래 보기 드문 4인 연장 경기에서 박채윤은 자신을 연장으로 이끈 18번홀 그린 버디퍼트 자리에 공을 떨어뜨린 뒤, 재방송하듯 18번홀-연장첫홀(18번홀) 2연속 버디를 낚으며 우승컵에 키스했다. 앞으로 대기만성의 면모가 기대된다.

프로 5년차. 2014년 드림투어 부터 나서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히 톱10에 들면서 2015년 1부투어 출전 기회를 얻었다.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준우승 등으로 ‘유망주’ 예열을 마친 박채윤은 2016년 ‘나름 전성기’를 맞았다.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3위에 오르는 등 톱10 주변을 10차례 가량을 들락거리면서 상금순위 28위에 올랐다.

늦게 발동이 걸렸으니 도약만 남은 듯 보였으나, 지난해 부진을 보이며 간신히 시드를 유지했고, 올해 목표도 시드권 유지(상금 60위 이내)였다.

5월부터는 “어, 올해 좀 되네?”라는 느낌을 받았다. 험난한 두산매치플레이에서 5위에 올랐고, 6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선 최종라운드 직전까지 선두권을 달리다 최종 6위로 마감했다.

박채윤은 이번 대회 우승 직후 그린으로 몰려든 최혜진 등 수많은 후배, 선배, 동료의 축하 물세례에다, 주최사 브랜드인 맥콜 세례까지까지 받으며 우승의 기쁨을 흠뻑 누렸다.

박채윤은 “올해에도 시드 유지만 하자 하는 마음으로 시즌을 맞았는데, 중반 부터 플레이가 좋아져 자신감이 생겼다. 이러다 우승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직 실감이 잘 안난다. 제 실력으로 우승한 것 같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박채윤은 감격의 눈물을 글썽이다, 참다가, 동료들이 맥콜을 뿌리려할 땐 “그건 아니잖아”라고 농담하며 미소짓다가, SBS 인터뷰땐 “하늘나라로 간 오빠에게도 감사한다”고 말하며 다시 울먹였다. 생애 첫승의 순간은 푸근하고 안정된 정서의 박채윤 마저 이렇게 변덕스럽게 만들었다.

박채윤은 18번 홀(파5)에 들어가기 전까지 선두에 2타 뒤진 4위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나 17번 홀(파3)까지 14언더파로 단독 선두였던 한진선이 마지막 홀 보기를 하면서 13언더파가 됐다. 13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조정민, 김혜진도 공동 선두에 올랐고 마지막 홀에서 약 5m 버디 퍼트에 성공한 박채윤도 극적으로 연장에 합류했다. 연장전 박채윤의 버디퍼트는 바로 직전 정규라운드 18번홀 버디퍼트한 지점과 거의 같은 지점에서 출발했고, 박채윤은 네 연장 경쟁자 중 가장 어려운 라인이지만, 재방송하듯 성공하며 승리의 미소를 짓더니, 금새 울었다.

이날 신인 김혜진3, 중고신인 한진선의 투혼은 돋보였다. 안정감 있는 플레이, 강심장 다운 면모, 위기관리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앞날이 밝다는 점을 온 국민 앞에 신고했다. 자신감을 배가시킬 계기로 삼을 만한 대회였다.

통산 4승을 노리던 2018 롯데 칸타타 대회 우승자 조정민은 까다로운 내리막 퍼팅이 살짝 빗나가면서 공동2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