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진정서로 2차 피해” 손해배상 청구 -法 “진정서 제출이 공표행위는 아니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반복된 성희롱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시 산하 연구원을 두고 “평소 근무태도가 불량했다”는 진정서까지 쓴 가해 상사들에 대해 유족 측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단독 임태혁 판사는 숨진 서울시 산하 연구원 소속 A(30) 연구원의 남편이 가해 상사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A 연구원은 지난 2013년부터 서울시 산하의 한 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입사 직후부터 연구원 내부에서는 상사들의 성희롱이 계속됐다. 이들은 회식 자리에서 “나랑 같이 갈 것이냐”고 말하거나 업무 중 A 연구원에게 “연예인 누드사진 보내줄까?” 등의 성희롱 발언을 계속했다. 반복되는 성희롱에 우울증까지 걸렸던 A 연구원은 입사 1년 만인 지난 2014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 씨가 숨지자 유족은 “상사의 성희롱과 스트레스로 자살했으니 공무상 사망에 해당한다”며 공무원연금공단에 유족보상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 측이 “스트레스에 민감한 개인적 성향 탓에 자살했다”며 청구를 거부했고, 결국 소송까지 이어졌다.
소송에서 공단은 증거물로 A 씨의 상사들이 제출한 진정서를 재판부에 냈다. A 연구원이 평소에도 근무태도에 문제가 많았고, 업무수행에 지장이 많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재판에서 공단 측이 패소하며 유족 보상금이 지급됐고, 유족은 성희롱 가해 상사들이 낸 진정서는 악의적인 허위사실이라며 이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유족 층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타인의 신상에 관하여 사실을 왜곡하는 공표행위를 하는 경우 불법으로 볼 수 있지만, 가해 상사들이 공단에 진정서를 제출한 행위는 공단으로 대상이 한정돼 있다”며 “진정서가 법원에 제출될 줄 알고 작성했다 하더라도 이를 공표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