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차량, 교통 혼잡 유발에 사고 위험도 ↑ -“단속 대상이지만…선거철이라 민감한 문제”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이경진(29) 씨는 “요즘 출ㆍ퇴근길이 지옥처럼 변했다”고 하소연했다. 평소에도 출퇴근 차량이 몰리면서 주변 도로가 꽉 막히는데, 오는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로 곳곳에 선거유세 차량이 아예 터를 잡고 있는 바람에 교통체증이 더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이 씨는 특히 주요 사거리에 차량을 놓고 유세하는 트럭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거리 우회전 차로를 그대로 가로막으면서 교통사고 위험까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평소 통행량이 많은 주요 사거리에는 지방선거 후보들의 차량 유세까지 겹쳐 더 혼잡했다. 이 씨는 “유세 트럭 앞뒤로 선거운동원들의 차량까지 늘어서면서 퇴근길이 지옥으로 변했다”며 “(유권자들에게 이렇게 불편을줘서야) 누구를 위한 선거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6ㆍ13 지방선거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들의 유세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유세전 과열과 함께 거리 곳곳에서 과도한 유세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도 덩달아 늘었다. 특히 허술한 규정에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의 미온적 대처가 겹치면서 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서울 시내 주요 사거리에는 선거유세 차량이 장시간 자리를 잡고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후보들의 선거활동 전반을 감시하는 선거관리위원회도 유세차량의 불법 주ㆍ정차 문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유세차량의 불법 주ㆍ정차 문제는 경찰이나 지자체가 단속할 사안”이라며 “선거법에도 관련 규정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선거유세차량 문제는 도로교통법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속에 나서야 하는 경찰이나 지자체도 애매한 상황이다. 현장에서 단속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하려 해도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후보 측의 반발에 위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우리가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더라도 선거유세기간 중 선관위에 등록된 유세차량은 과태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며 “그러다 보니 애초에 과태료 부과는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경찰도 비슷한 상황이다. 단속에 나설 때마다 후보 측과 마찰이 생겨 적극적으로 단속이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후보는 “공직선거법에 차량 유세가 보장돼 있다”는 주장까지 내세워 경찰의 지적에도 버젓이 불법 주ㆍ정차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행 공직선거법은 ‘자동차를 이용해 유세할 수 있다’고만 명시했을 뿐, 불법 주ㆍ정차에 대한 면죄부를 주지는 않았다. 한 일선 경찰 관계자는 “선거기간이라 하더라도 도로교통법 위반 사안에 대해서는 단속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선거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단속 기관들이 엇박자를 내는 사이 계속되는 도로 위 ‘민폐’에 시민들은 질린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오는 6ㆍ13 지방선거 기간 유세차량 문제와 관련된 청원이 최근까지 250여건 이상 올라온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