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출이 올해들어 하향 곡선을 그리다 지난달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반등했지만 중국과 미국발 통상압력 다시 거세지면서 불안한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의 ‘견인차’인 반도체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이 최근 메모리 반도체 담합 혐의 조사에 나서고, 미국은 철강에 이어 자동차까지 관세폭탄으로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다.
▶전체 수출 20% 차지 반도체 ‘흔들’=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반도체 수출은 올해 1분기(1~3월) 최대 실적인 294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5.9% 늘었다. 올해 1분기 반도체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 차지하는 비율도 20.3%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 927억9800만달러 가운데 39.5%가 중국, 27.2%가 홍콩을 각각 대상으로 한 것으로, 무려 3분의 2에 해당하는 액수다. 중국에 판매한 반도체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11.6%에 달한 셈이다.
업계에선 이번 중국 정부의 반도체 조사가 마이크론을 겨냥한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우리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최근 마이크론 대표를 소환해 D램 가격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설령 조사의 주요 타깃이 마이크론이라고 하더라도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SK하이닉스를 동시에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더욱이 중국 정부가 ‘반도체 코리아 연합군’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면서 동시에 자국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설비를 확장하고 기술 개발에 나선다면 장기적으로는 우리 반도체 업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산업부는 5~6일 중국을 방문하는 백운규 장관이 중국 상무부장을 만나 중국 정부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촉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관례상 가격 담합 혐의 관련은 상대 정부로서 선뜻 나서기 어려운 사안이다.
반덤핑·상계 관세나 세이프가드 등의 통상 이슈라면 직접 대응할 여지가 있지만 가격 담합 조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진행하는 각국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美 수입차 관세 부과 추진으로 자동차 직격탄=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수입산 철강에 이어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꺼내들면서 우리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는 대미 주력 수출품목이라는 점에서 우리 자동차가 예외로 인정받지 못하면 수출이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라도 외국 브랜드와 ‘순수’ 미국 브랜드를 구별하겠다는 자세다. 수입 자동차뿐만 아니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만든 쏘나타처럼 미국 현지에서 만든 외국계 자동차까지 겨냥한 조치를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철강과 알루미늄을 대상으로 한 232조 조사에서는 이런 분류가 없었다.
철강·알루미늄과 달리 자동차는 외국업체의 미국 현지생산 비중이 높아 상무부가 수입 자동차를 겨냥한 조치만으로는 자국 업체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외 반대에도 철강 관세를 강행한 전례에 비춰 자동차에도 관세 등의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자동차는 철강과 달리 미국에 수출하는 국가가 많지 않아 철강보다 관세 면제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미 자동차 수출 상위 5개국인 캐나다(24.6%), 일본(22.5%), 멕시코(17.2%), 독일(11.6%), 한국(8.9%)은 미국 전체 자동차 수입액의 84.8%(2017년 미 상무부 통계)를 차지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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