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로에 오픈한 ‘맥심플랜트’ 가보니 -‘Plant’ 뜻 답게 ‘도심 속 정원, 숲 속 커피 공장’ -개성있는 커피 블렌드ㆍ음악ㆍ글귀 제공 눈길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플랜트(Plant)의 뜻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식물, 또 하나는 공장이란 의미다.
지난 28일 서울 이태원로에 문을 연 ‘맥심플랜트’(Maxim Plant)는 이 두 가지를 한 공간에 담았다. 향긋한 커피공장이자, 도심 속 휴식을 제공하는 작은 숲을 구현했다. 집집마다 구비돼있던 맥심이 서울서 가장 ‘힙’(hip)하다는 동네로 진출한 셈이다. 어떤 모습일지 직접 가봤다.
▶카페가 아니다, 맥심 체험 공간=맥심 플랜트는 총 8개층(지하 4층~지상 4층) 연면적 1636m²(495평) 규모다. 건너편에는 이태원ㆍ한남의 부흥을 이끌었던 ‘꼼데길’이, 바로 옆집에는 스타벅스 리저브가 자리잡고 있다. 토종 넘버원 커피와 글로벌 넘버원 커피의 묘한 경쟁(?) 구도가 흥미롭다.
지하 2층~지상 3층까지 5개 층은 커피 관련 문화공간(커피ㆍ프로덕션ㆍ컬처)이다. 핵심기지라 할 수 있는 곳은 지하 2층 로스팅 룸이다. 이곳에서는 9개의 사일로(Siloㆍ원통형 생두 저장소)에서 로스터(Roasterㆍ생두를 볶는 기계)로 원두가 자동 투입돼 로스팅까지 이뤄진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는 각각 라이브러리, 카페 및 문화 공간으로 꾸며졌다. 라이브러리는 쾌적한 라운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아래층에 위치한 로스팅 룸의 다이내믹한 전경과 싱그러운 테라스 가든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총 좌석은 254석이다.
스마트 플랜트 방식으로 건물 내부 전체를 감싸고 있는 초록 풀들이 모던한 인테리어 가운데 생기를 불어넣는다.
매장 곳곳에는 1697년 독일에서 제작된 커피포트를 비롯해 진귀한 커피 골동품도 자리잡고 있어 볼거리를 풍성하게 한다.
맥심플랜트는 동서식품의 첫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다. 국내 최대 원두 수입기업이자 50년 역사의 커피전문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의외로 늦은 도전이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 관계자는 맥심플랜트는 단순한 카페 사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단지 커피 몇 잔을 팔겠다는 게 아니라 수십년간 사랑받아온 맥심 브랜드를 고객에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 했다”며 “맥심의 철학과 감성, 전문성을 담아내려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동서식품은 부지 매입부터 콘셉트 설정, 건물신축까지 5년의 시간을 들였다. 소요된 금액만 300억원에 이른다.
▶섬세한 감성 더한 ‘나만의 공감각 커피’=가장 흥미로운 곳은 3층 ‘더 리저브’다. 이곳에서는 나만을 위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사실 ‘나만의 커피’는 타 카페에도 있다. 원두의 종류와 샷의 농도, 물과 우유, 시럽의 양을 조절하는 커스텀(custom) 커피 말이다. 입맛에 따라 ‘구수하거나 산미가 강하거나’ 혹은 ‘진하거나 연하거나’로 단순화된 커스텀이 주를 이뤘다. 맥심플랜트에서는 커피의 ‘맛’에 ‘감성’을 더했다. 일명 ‘공감각 커피’(Synesthesia Coffee)’다.
직접 시도해봤다. 태블릿 PC로 ‘당신이 좋아하는 커피는 어떤 커피인가요?’라는 질문에 맞춰 향미, 산미, 로스팅을 고르면 나만의 커피(블렌드) 결과가 표시된다.
산미가 있는 꽃향계열의 미디엄 로스팅을 고르자 ‘shy apricot’(수줍은 살구) 커피가 추천된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심장이 살구를 닮는댔다’는 시적 문구와 logg의 ‘sweet to me’라는 곡도 함께 말이다. 동서문학상, 동서커피클래식 등 커피문화 조성에 남다른 공을 들여온 동서식품답다.
커피바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 천장을 올려다본다. 크고 둥그런 커핑(cupping)&테이스팅 아치(tasting arch)가 천천히 돌아간다. 천천히, 물끄러미 바라본다. 깨알같이 써진 커피의 맛과 향을 살핀다. 미처 몰랐던 커피에 대한 감각들이 깨어나는 느낌이다.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오감으로 경험하고 있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