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환매강도 약해져

하반기 들어 코스피 지수가 본격적인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투신권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증시가 연고점을 돌파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펀드 환매 물량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한 만큼 환매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투신권은 7월 들어 8240억원 가량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6월 동안 순매도 금액인 2400억원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반면 외국인은 6월에만 1조2000억원, 7월 현재까지 1조8510억원을 사들이는 등 순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5000억원 가까이 팔자세를 보였던 개인 역시 이달 들어 사자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결국 투신권이 펀드 환매 물량을 계속 출회하면서 박스권 탈출을 번번이 가로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지난주 코스피가 연고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 물량”이라면서 “올해도 2000선 부근에서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고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의 환매 물량이 올해 상당히 소진됐다”면서 “향후에는 지수 상승을 제한할 정도로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SK증권에 따르면 전거래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 원본은 61조23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았던 지난 2011년 60조8200억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감소했다는 것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펀드 환매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에 비해서는 그 압력이 제한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올해 펀드 환매와 코스피 지수 레벨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펀드 환매의 기준 가격대가 점차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형 펀드의 환매 시작 시점이 지난 1월 1950선에서 현재 2010선까지 순차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펀드 투자자들의 심리와 연관이 깊은 고객 예탁금, 주식 거래 대금 등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조 연구원은 덧붙였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2000선에서 일시적으로 이탈한 이후 재상승했을 때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기존 환매 패턴의 변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양대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