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상윤ㆍ정찬수 기자]21세기를 소비자경제 시대라고 한다. 20세기에는 기업이 만든 제품을 소비자에게 파는 공급자경제였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기업이 만들어 주는 시대라는 뜻이다. 소비자의 니즈(needs)를 더 잘 읽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소비자의 반응을 듣는 차원을 넘어 불특정 다수의 아이디어를 제품 개발에 반영시키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대중에게 일부 기업 활동을 맡겨 처리하는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이다.
공모전은 크라우드소싱의 원형(prototype)이다.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으로 지난해 ‘크리에이티브: 플렉서블 퓨처 비즈니스 플랜 콘테스트’를 열었다. 플렉시블(flexibleㆍ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제품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공모전이었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에는 사내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시로 아이디어를 제안받는 ‘모자이크’를 시작했다. 내부 직원인 탓에 크라우드소싱보다는 집단지성 활용에 가깝지만, 상품개발을 위해 해당 사업부 밖에서 아이디어를 구한다는 기본 개념은 비슷하다.
모바일 앱은 대표적인 크라우드 소싱의 사례다. 앱 스토어는 운영체제(OS)를 운영하는 기업의 몫이지만, 스토어를 구성하는 개별 앱은 외부의 개발자에게 의지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도 또 지난 해부터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 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 해에는 세계적인 게임사 칠링고와 함께 개발자의 수익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인 ‘100%인디’를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 갤럭시 앱스에서 첫 6개월간 발생하는 수익을 100%가 개발자에게 주는 게 골자다.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로, 또 일회성 행사가 아닌 연중 무휴로 크라우드소싱의 범위를 넓힌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먼저 사회봉사활동에 고객 아이디어를 수용했다. LG전자의 ‘온정(On情) 캠페인’에는 고객이 LG전자 페이스북에 사회공헌 방식을 제안함은 물론, 시간이 허락하면 직점 참여까지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온정(On情) 캠페인’은 제품개발에도 일반 고객을 참여시키는 단계로 발전한다.
최근 발표한 ‘아이디어 LG’는 일반인과 기업이 협업해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만들고 수익을 나누는 혁신적 아이디어 플랫폼이다. LG전자는 일반인의 아이디어가 제품화에 성공할 경우 매출액의 4%를 초기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또 4%를 아이디어 평가와 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한 일반인에게 분배할 계획이다. 가장 완벽한 형태의 크라우드 소싱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주부 9명으로 구성된 고객자문단을 출범시켰다. 얼핏 흔한 고객평가단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자문단 이지만 상품 및 서비스 기획, 유통까지 전 과정에 걸쳐 깊숙히 참여한다. 자문단 수준을 넘어 개발단이라 부를 만할 정도다.
재계 관계자는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이 가져다 준 교휸은 ‘혁신’만이 살길이란 점인데, 문제는 내부만의 브레인스토밍으로는 혁신에 한계가 있다”며 “결국 대중의 아이디어 속에서 혁신의 단초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크라우드 소싱이 도입됐으며,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이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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