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뛰어넘어 ‘4월말 전격합의’ 문대통령 취임 300일만에 성사 남북-북미대화 병행으로 가속

“우물가에서 숭늉을 만들었다”

남북이 오는 4월 말 판문점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기로 전격 합의한 것을 두고 나오는 평가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4월 개최는 정부나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대폭 앞당겨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특사로 파견한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초청 의사를 밝히면서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다만 북미대화와 평창올림픽으로 연기된 한미 연합군사훈련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빨라야 5~6월, 늦어지면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이 진행되던 지난 2월17일 평창 메인 프레스센터(MPC)를 찾아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면서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직접 속도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에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화답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북미가 공식적으로 대화의 문은 열어뒀다면서도 조건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미대화 분위기 진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불과 20여일만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구체적 시기와 장소까지 확정됐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의 입장이 변했다기보다는 북한이 그만큼 남북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던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북미대화의 의제로까지 논의할 수 있다면서 ‘비핵화 목표는 유훈이다. 선대의 유훈에 변화가 없다’고 밝힌 게 결정적 동력이 됐다.

수석대북특사로 나섰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방북 결과 언론발표에서 “미북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7일 “2개의 바퀴 중 하나인 남북정상회담이 예고돼 있지만, 그 전에 북미회담이 충분히 가동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이 계속 얘기해왔던 북미대화의 조건이 비핵화, 비핵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북한이 거기에 대한 답을 줬고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이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이전까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의 우선순위를 선후관계로 봤다면 대북특사단 방북 이후 병행관계로 전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반응도 일단은 우호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두고 볼 것”이라면서도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가능성 있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헛된 희망일지도 모르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이 됐든 열심히 갈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대북소식통은 “문재인 정부의 확고한 남북관계 개선의지와 현 상황 타개를 간절히 바라는 북한의 입장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우물가에서 숭늉을 만들게 됐다”며 “북미대화에 문턱이 높은 상황에서 리스크는 있지만 남북대화를 먼저 진행함으로써 비핵화 여건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도 안돼 남북정상회담에 나서게 됨으로써 문 대통령 임기 내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수시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셔틀 남북정상회담’이 자리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북특사단이 방북한 지난 5일은 문 대통령 취임한지 꼭 300일이었다는 점도 공교롭다.

셔틀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대북특사단을 통해 합의한 남북 정상간 핫라인과 함께 우발적 군사적 충돌 방지와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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