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좀처럼 개선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고용한파와 소득부진에 이어 체감물가까지 들먹거리면서 서민경제가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일자리와 소득을 확충하기 위한 정부의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데다, 재정투입 이외에 경제상황을 돌려놓을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해 정부 정책이 헛돌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은 전체 물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지만,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과 외식과 가전제품 수리비 등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물가가 들먹거리면서 서민들의 경제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특히 전국 평균 외식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4%)의 2배에 달하는 2.8%를 기록하면서 최저임금 상승의 영향을 부분적으로 받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도 2.4%에 달했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의 첫 단추로 시행한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 저소득층의 주머니를 채워주기에 앞서 체감물가 상승이라는 역작용을 먼저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소득이 빠르게 늘지 않는 상태에서 물가가 오르면 서민들의 경제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물가 수준을 반영한 전체 근로자의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41만8000원으로 전년대비 0.8%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이런 증가율은 2011년 이후 6년만의 최저치다. 명목임금이 2.7% 늘었지만, 소비자물가가 1.9% 상승하면서 실질임금 증가율이 낮아진 것이다.
근로소득에다 사업소득ㆍ재산소득ㆍ이전소득을 포함한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6% 늘어나면서 9분기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소득의 기초인 근로소득 개선이 더디게 진행돼 서민들의 주름살을 펴주기엔 한계가 있다.
게다가 근로소득의 기초가 되는 일자리 사정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 1월 전체 실업률은 3.7%로 1년전과 같았지만, 실업자는102만8000명으로 오히려 1만2000명 늘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8.7%로 1년전보다 0.1%포인트 올랐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20%대를 지속하고 있다. 올 봄엔 졸업과 구직 등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취업 보릿고개’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려됐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영향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추가임금에 대한 보상심리로 제반 물가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일부 영세 및 자영업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을 뿐 시장 전반 잠복상태라는 점에서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여기에 서민경제의 위기탈출을 위해 정부가 일자리 중심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재정투입 이외의 뾰족한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또다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지만 여건은 만만찮다. 올해 크게 오른 최저임금과 이를 보완하는 일자리 안정자금이 안착돼 소득기반이 확충돼야 다소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