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최대 2조 공격적 접근 브랜드사용료·배당 의존 탈피 자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 美셰일가스기업 투자 성공적

SK(주)가 올해도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최근 재계에 지주사 전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가운데 SK(주)는 브랜드 사용료와 배당에 의존하는 기존 지주사의 천수답(天水畓) 경영에서 탈피, 자체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SK(주)는 올해도 적게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조원대에서 최대 2조원 가량을 사업확대 및 지분 투자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중 상당부분은 글로벌 사업 지분 투자에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SK(주)는 국내외에 바이오ㆍ제약, 글로벌 에너지, 반도체 소재 등 미래 신성장 동력 육성과 글로벌 고수익 사업 지분 투자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활동을 벌였다. 총 투자액은 1조7000억원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9000억원 이상이 글로벌 투자에 활용됐다. 이런 흐름을 이어 올해도 SK(주)는 글로벌 기업과 공동투자 및 글로벌 투자 인프라 강화를 통해 보다 활발한 투자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SK(주) 관계자는 “올해도 글로벌 지분 투자 활동을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며 “(총 투자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비즈니스모델 혁신 방법 중 하나로 ‘글로벌 경영’을 강조함에 따라 올해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로의 SK(주)의 도약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주)가 작년 6월 인수한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은 지난 1월 ‘SK바이오텍 아일랜드’로 새롭게 간판을 달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SK바이오텍은 올해초에는 미국에 마케팅 법인을 설립함으로써 글로벌 제약 시장을 양분하는 미국과 유럽에 전초 기지를 마련하게 됐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 중인 뇌전증 신약(Cenobamate) 역시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상업화 시 미국에서만 연간 1조원 매출이 기대된다.

글로벌 지분 보유를 통한 수익 확보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이미 작년 10월 미국 셰일가스 G&P(Gathering & Processing) 기업인 유레카에 투자해 두 달 여 만에 600만 달러의 4분기 배당액을 확보했다. 유레카의 셰일가스 G&P 사업은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연 8.8% 이상의 고성장이 전망되며 이로 인한 추가수익도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SK(주)의 글로벌 투자는 미래 신기술과 산업 트렌드 대응이라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과제와도 맥을 같이 한다. SK(주)는 지난해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1위 P2P 기업 TURO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말레이시아에 쏘카와 합작법인을 세워 한국형 공유경제의 글로벌 진출을 알렸다. 향후 동남아를 중심으로 카셰어링 사업확장, 미래 뉴모빌리티(New Mobility) 영역에서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사업형 지주사를 향한 SK(주)의 발빠른 행보는 최근 지주사 전환 바람과 맞물러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주사를 두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이라는 취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신성장 동력 육성과 활발한 사업확장을 통해 자체 성장을 이뤄내야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처럼 브랜드사용료나 배당에만 의존해서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성장은 커녕 생존도 어렵다”면서 “SK(주)가 최근 국내 지주사들에 하나의 롤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