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이익 등 제공내역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거래 과정 투명성 높여 불법 리베이트 차단 목적 -의사들, 영업사원 미팅 자제…법인카드 사용 금지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올해부터 제약업계에서 ‘경제적 이익 등 제공내역 지출보고서(이하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가 시작되면서 영업사원들의 영업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가 시작된 지 열흘이 지난 현재 영업사원들이 의료인을 만나는 것이 예전에 비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복지부가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올 해부터 시행되는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란 제약회사나 의료기기 제조사 등이 의료인에게 법으로 허용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경우 해당 내역을 보고서로 작성하고 이를 5년간 보관하도록 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라 제약사는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시판 후 조사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등의 공익적 목적으로 의료인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경우 6하 원칙에 따른 자세한 정보와 함께 관련 영수증이나 계약서와 같은 증빙서류를 5년간 보관해야 한다. 이 제도는 미국에서 시행 중인 ‘선샤인 액트((Sunshine-Act)와 비슷해 제약업계에서는 ’한국판 선샤인 액트‘(K-sunshine Act)로 불리고 있다.

선샤인 액트는 제약사 또는 의료기기 제조사가 의료인에게 제공된 경제적 이익을 체계적으로 관리ㆍ보관하게 함으로써 의약품과 의료기기 거래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의 자정능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제약업계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불법 리베이트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문제는 아무리 합법적인 거래라 하더라도 보고서에 해당 의료인의 정보가 담기고 공개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의료인들이 아예 영업사원과의 접촉을 꺼린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영업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의료인을 만나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등의 커뮤니케이션인데 선샤인 액트 시행 후 영업사원을 만나는 것에 부담을 느껴 만남을 꺼리는 의료인이 많은 것으로 들었다”며 “아무래도 제도가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첫 케이스가 되지 않으려 몸을 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 제약사는 당분간 영업사원의 법인카드 사용도 금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 탓에 1분기 제약 매출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측이 있다.

특히 제네릭 위주 영업을 하는 중소제약사는 영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매출이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제네릭 영업에선 의료인의 제품 선택이 매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의료인 관리는 매우 중요한데 만남 자체가 어려워 다른 마케팅 방법을 고민하는 곳이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선샤인 액트 시행이 제약 영업 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제약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선샤인 액트 시행 전부터 강화된 CP(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에 따라 작은 지출이라도 보고하게 돼 있다”며 “제약사마다 온도차가 있겠지만 선샤인 액트도 시간이 지나면 곧 정착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