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친분을 쌓은 고객들을 상대로 세입자 전세보증금을 빌려달라며 돈을 받은 뒤 잠적한 부동산 중개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단골 고객들부터 수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부동산 중개업자 A(46ㆍ여) 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세입자 전세보증금을 급하게 내줘야 하니 돈을 빌려달라. 다른 세입자가 들어오면 즉시 갚겠다”고 속여 지난 3월 중순부터 6월말까지 모두 8명으로부터 29차례에 걸쳐 총 8억9000여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단골 고객들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한 사람당 2∼3회에 걸쳐 2000만∼3000만원 가량을 빌려 2∼3%의 높은 이자로 꼬박꼬박 갚아 자신을 신뢰하도록 했다.
A 씨는 이후 도주할 것을 계획, 지난 3월부터 B(55ㆍ여) 씨로부터 6차례에 걸쳐 총 2억4000만원을 받는 등 8명으로부터 본격적으로 거액을 빌렸다가 지난달 말 돌연 부동산 중개업소를 폐업하고 이사해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와 연락이 끊기고 사기 당했음을 알아챈 피해자들은 지난 1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A 씨의 새 주거지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잠복했다가 신고 7일 만에 집 앞에서 A 씨를 체포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가 부족해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가 빚이 점점 늘어나 돌려막기를 하면서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진술했다. 피해자 중에는 딸의 결혼 자금 1억3000여만원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여죄를 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