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한번 믿고 지켜봐주세요. 저 김정태가 통합을 한번 잘 이뤄보겠습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초 기자와 만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더니 실제 보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주말 하나금융그룹 전체 임원이 참석한 자리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공식 선언했다.

김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한 말을 인용, “통합은 대박”이라고 했다. 임팩트 있는 전달을 위해 김 회장이 이 표현을 직접 골랐다고 한다. 이로써 2년 넘게 ‘한지붕 두가족’으로 지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통합은행의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양행의 결합 절차에 돛이 달렸다.

▶“2년 前과 시장여건 달라져”=이는 당초 통합 논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던 2017년보다 3년가량 앞당기는 것이다. 하나금융그룹은 2012년 2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한 바 있다. 이에 외환은행 노조는 명백한 합의 파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무릎쓰고 통합에 팔을 걷어부치게 된 것은 2년 전과는 국내 금융시장의 여건이 판이하게 달라졌고, 최근 하나ㆍ외환은행의 경쟁력이 하락하는 속도가 빨라 2017년까지 투 뱅크(two bakn) 체제를 유지할만한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341억원으로 2012년보다 1600억원(27.8%) 줄었고, 외환은행은 2687억원(42.3%) 감소한 3657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상대인 신한은행은 전년대비 감소폭(17.4%)이 상대적으로 적고, 순이익 규모도 1조원(1조3730억원)을 넘겼다.

▶해외쪽 통합 시너지도 적지않아=하나금융 자체적으로도 장기화되는 저금리ㆍ저수익 기조 속에서 조직위기론이 합의파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넘어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투뱅크 체제로 너무 오래 있다보니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지연된다는 우려가 많았다”고 전했다.

또 인도네시아의 하나ㆍ외환은행 통합법인(PT Bank KEB Hana) 등 해외 법인ㆍ지점이 통합 후 시너지 면에서 예상 외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때마침 최근 법원에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주식교환이나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에 대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려준 것도 조기통합의 탄력 요인이 됐다.

▶1兆 시너지 효과…총여신 1위 도약=두 은행이 통합하게 되면 규모 면에서 단숨에 은행 선두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총여신이 200조원으로 늘어 1위인 국민은행과 비슷해진다. 점포수 면에서도 시중은행 3위로 올라선다. 현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점포수는 각각 625개, 350개로 단순 합산하면 975개다. 신한은행(894개)을 넘어 점포수 2위인 우리은행(993개)과 어깨를 견줄 수 있다.

하나금융은 통합 시너지 효과로 비용절감(1692억원)과 수익증대(429억원)를 합쳐 연평균 3121억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통합을 3년 앞당길 경우 약 1조원의 효과를 낸다는 계산이다. 하나금융은 비용절감의 근거로 ▷정보기술(IT) 중복투자 방지 799억원 ▷카드 회원모집 비용 및 업무 운영비 절감 674억원 ▷외환은행 외화예금 활용에 따른 외화채권 발행 비용 절감 607억원 ▷인력 재배치 및 중복점포 개선 612억원을 들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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