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가 가속화되면서 외교안보 분야가 몸살을 앓고 있다.

외교부와 통일부가 새해를 며칠 앞둔 시점에 올해 안에 털어내겠다는 듯이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개성공단 폐쇄 결정 등 박근혜 정부의 핵심정책에 대해 사실상 실패로 규정하고 후속조치를 예고하면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논란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당장 위안부 합의의 한축인 일본은 한국 내 위안부 합의 검증 TF의 이면합의 공개 등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문재인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외교채널을 통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제기된다.

일본 언론 역시 진보와 보수를 가릴 것 없이 ‘한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라는 부정적 여론 일색이다.

통일부의 적폐청산TF에 해당하는 정책혁신위원회의 이명박 정부 시절 5ㆍ24 대북조치와 박근혜 정부 시절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행정행위가 아니라 통치행위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발표를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통일정책의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고는 하나,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따른 대응으로 본말이 전도됐고, 대통령의 안보와 관련된 고유한 권한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아직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개성공단 재개와 5ㆍ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로드맵을 주문한 것은 다소 성급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방부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미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문제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국방부는 5ㆍ18 민주화운동과 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 재조사 관련 특별조사위원회와 TF, 그리고 군 적폐청산위원회 활동이 진행중이다.

과거 군의 정치개입과 인권침해 등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필요한 조치지만 북한의 고강도 위협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군 사기저하와 피로누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보수야당은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적폐청산 작업에 대해 ‘정치보복’, ‘흠집내기’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가뜩이나 꼬인 정국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직 외교안보분야 당국자는 “위안부 합의나 개성공단 문제는 상대방이 존재하는 만큼 어쩔 수 없이 은밀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는데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적폐로 몰면 결국 현 정부의 운신의 폭도 제한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적폐청산이 대안 없이 일단 까발리자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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